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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젊은 날의 한구절 (채만식 34)

꽃은 좋았어도, 그러나 비바람 많고 노 운하 자욱하여 한갓 개운한 맛이 덜하던 4월의 봄 한철은 어느덧 창경원의 그 번화하고도 어수선스러운 야앵분배와 함께 마지막 다 지나고 시방은 5월…… 씻은 듯 닦은 듯 터분하던 것이 말끔하니 죄다 가시고 나서, 저 커다랗게 머리 위에서 너그러이 홍예(虹霓)를 기울인 정갈한 창공이, 아낌없이 내리는 살진 햇살이, 내리는 햇살을 제물에 날을 삼아 결 보드랍게 대기를 비단짜며 있는 올올의 미풍이, 싱싱한 신록이, 이 모두가 한 가지로 맑고 쇄려만 하여, 계절은 바야흐로 새 정신이 들고 느끼느니 두루 상쾌한 그 5월이던 것이다.
꽃은 좋았어도, 그러나 비바람 많고 노 운하 자욱하여 한갓 개운한 맛이 덜하던 4월의 봄 한철은 어느덧 창경원의 그 번화하고도 어수선스러운 야앵분배와 함께 마지막 다 지나고 시방은 5월……
씻은 듯 닦은 듯 터분하던 것이 말끔하니 죄다 가시고 나서, 저 커다랗게 머리 위에서 너그러이 홍예(虹霓)를 기울인 정갈한 창공이, 아낌없이 내리는 살진 햇살이, 내리는 햇살을 제물에 날을 삼아 결 보드랍게 대기를 비단짜며 있는 올올의 미풍이, 싱싱한 신록이, 이 모두가 한 가지로 맑고 쇄려만 하여, 계절은 바야흐로 새 정신이 들고 느끼느니 두루 상쾌한 그 5월이던 것이다.
채만식(蔡萬植 1902-1950) 소설가. 전북 옥구 출생. 호는 백릉(白菱). 서울 중앙고보를 거쳐 일본 와세다 대학 영문학과를 수학했고 <동아일보>, <조선일보>와 <개벽>사의 기자를 역임했다. 그는 1924년 12월호 <조선문단>에 단편 “세길로”로 추천을 받고 등단. 그러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1930년대에 접어 들어 <조선지광>, <조광>, <신동아> 등에 단편 소설과 희곡 등을 발표하면서 시작. 1932년부터는 '카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나 작품 경향으로 한때 그는 동반자 작가로 불린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초기에는 동반자적 입장에서 창작하였으나 후기에는 풍자적이고 토속적인 면에서 다루어진 작품이 많다. 대표작으로는 장편 소설에 “탁류”(1937), “태평천하”(1937), 그리고 단편 소설에 “레디메이드 인생”(1934), “치숙”(193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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