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용묵 | 도디드 | 5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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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6
내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열아홉 살 적부터였으나 그때에는 무슨 소설로 일생의 직업을 삼겠다든가 문학적으로 인기를 얻어 세상에 양명을 해 보겠다든가 그러한 욕심도 조금도 없었고 그저 막연하게 소설을 짓기가 재미있어 지었고 지은 것의 활자화를 보는 것이 또 까닭 없이 좋아서 학교 공부도 여차로 집어치고 그저 소설을 짓기에 타념이 없었다.
이때로 말하면 아직 우리 문단 초창기이어서 우리 시골 문학청년으로 하여금 눈을 떠 우러러보게 만드는 이가 겨우 몇 분밖에 없었다. 소설로 이광수, 김동인, 나도향, 염상섭, 전영택, 현빙허 그리고 시인에 김억, 노자영, 김석송 등 제씨로 문단은 자리도 잡히기 전이므로 웬만치만 쓰면 발표가 문제가 없는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