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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당한 인간의 재판관이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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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5 2 0 1 2017-01-30
작가는 모름지기 누구나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생각이 항상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되어 있을 것이다. 자기류의 스타일은 체득하고 있을 것이니까, 이‘어떻게’라는 것은 어떻게 되리라고 알것이마는 ‘무엇’이라는 데 이르러서는 그 모색에 살점이나 톡톡히 깎이우면서 고심을 할 것이라 안다.

내 붓끝은 먼 산을 바라본다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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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7 2 0 1 2017-01-30
나는 지금 소설이란 것과 인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처음 소설이란 것을 쓰기 시작했을 때도 소설이 무엇인지 모르고 썼다. 물론 인생이란 무엇인지도 몰랐다. 소설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소설을 쓰고 있는 동안에 나는 소설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인생도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인생을 알고 소설을 쓴다고 소설을 써왔다.

고독한 세계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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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84 2 0 1 2017-01-30
나의 창작 생활은 한 폭의 슬픈 그림이다. 소복한 여인의 심정과도 같이 늘 고독하다. 내 세계는 언제든지 독자의 이해 밖에 있는 것이다. 창작을 한다고 붓을 든 지 금년까지 꼭 35년 발표한 작품수가 50에 가깝건만 그 어느 하나 이해의 대상이 되어 있음을 보지 못했다. 간혹 비평가의 붓끝이 다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했자 그것으로 그들이 완전히 이해를 하였는가 하면 그렇게 볼 수가 없었다.

무명작가 목군에게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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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9 2 0 1 2017-01-30
군(君)은 언제인가 노상에서 나를 만났을 때 발표한 작품을 내가 보았는 지 못 보았는지 그것을 말, 말끝에 은근히 경위 떠 보고 아직 보지 않았으면 한번 보아 달라는 그런 의미까지 포함된 태도를 가지더군요. 그래서 나는 군이 아마 그 작품에 자신을 가졌나, 그렇지 않으면 자기의 작품이 활자화된 것을 자랑하는 철없는 자부심에선가 그 어느 것일까에 흥미를 느끼고 그 후 나는 군의 작품을 주의해 보았소.

나의 소설수업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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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23 2 0 1 2017-01-30
나의 소설 수업은 《창조》지에서 이동원의 「몽영(夢影)의 비애」를 읽으므로 시작이 된다. 그때 내 나이 16,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서당에서 「대학」을 펴 놓고‘대학지도재명명덕지어지선(大學之道在明明德至於至善)’을 찾고 있을 때다. 「치악산」이니 「심청전」이니 하는 구소설을 보아오다가 그 「몽영의 비애」에서 조금도 헛놓으려고 하지 않은 진실한 묘사, 산뜻한 표현에(그때는 그렇게 보았다) 크게 감동을 받고 나도 소설을 한번 써 본다는 엉뚱한 마음이 생긴 것이다.

제주 풍물 점경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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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0 2 0 1 2017-01-25
제주 풍물 점경(濟州風物點景) 삼성혈(三姓穴) 고(高), 양(梁), 부(夫) 삼성(三姓)의 시조를 낳은 삼성혈(三姓穴). 고을나(高乙那), 양을나(梁乙那), 부을나(夫乙那)의 아득한 옛날의 신화가 천고(千古)의 풍상(風霜) 속에서도 의연히 남아 있는, 그 문적(文跡)에서 새롭다. 산지항(山地港) 만주(滿洲)의 물자가 들고 나는 산지항. 봄이면 젊은이들의 산책으로, 여름이면 피서객으로, 갈매기의 윤무(輪舞)와 같이 즐겁다.

8.15와 한글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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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1 2 0 1 2017-01-25
8·15를 맞을 때마다 나는 잊지 못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 다나까(田中英光[전중영광])라는 일본 작가다. 살인 명부 속에 내 이름을 기입하여 넣고 “어쩌다 만일 당신이 체포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건 나라에서 하는 일이니 나를 원망하지는 마시오.” 하고 사전에 나에게 호의나 보이는 것처럼 면접해서까지 대담하게 이야기를 하던 그 순간보다도 나는 이 다나까라는 작가를 못 잊는다. 그까짓 무식층의 발악쯤은 문제 삼을 것이 없다. 다나까라면 그래도 일본 문단에서는 우수한 작가 측에 속하는 소위 지다니 상(池谷賞[지곡상])까지 받은 소설가로 나도 소설도에 정진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 어느 부문 사람보다도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게 느껴져서 만날 때마다 반갑게 대해 왔다. 그러나 ..

독서법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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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7 2 0 1 2017-01-25
글을 읽는다는 일은 그대로 인생을 읽는다는 일이다. 서적이란 저 작자가 인생을 살아가는 생애에서 생애의 거친 찌꺼기는 깡그리 버리고 신수(神髓)만을 정밀히 뽑아 담은 생명 그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저급한 서적이라고 하더라도 인생이 담기지 않은 서적은 없다. 다만 진실한 인생이 담겼느냐 그렇지 아니한 인생이 담겼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므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하여는 인생과 독서와는 불가분리의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더욱이 시대의 진보에 따라 사상이 복잡하게 된 오늘날에 와서는 독서 여하에 있어 그것이 인생이냐 아니냐 하는 단안이 내리게까지 되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나의 집필태도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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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7 2 0 1 2017-01-25
작품의 제작에 있어 나는 실제로 붓을 들고 쓰는 시간보다 붓을 들기 전의 그 소요 시간이 더 길게 된다. 테마가 붙잡혔다고 해도 구성이 안 되면 붓이 들리지 않고 또 구성은 되었다고 하더라도 시작하여야 할 서두가 떠오르지 않아서 역시 붓은 들게 되지 못한다. 서두에서 그 작품이 말하려는 전체의 의미를 단 한 마디로 던져 놓게 되어야, 그러면서 그 첫마디가 또한 어감도 좋고 평범한 말이 되지 않아야 붓끝에 흥이 실리게 된다. 그리하여 이 첫마디가 흡족하게 되지 않으면 다 된 구상으로도 물건을 만들지 못하고 며칠 몇 달, 심지어는 해를 넘겨 가면서까지 생각을 계속하여 본 예도 있다.

제주 여자의 건강과 미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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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746 2 0 1 2017-01-25
제주 여자는 근로의 화신입니다. 아름다운 옷도 기름진 음식도 그들은 꿈꾸지 않습니다. 그저 일, 그리하여 자활(自活)을 하여야 한다는 그 정신만이 자나깨나 그들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근로 정신이 어렸을 때부터 젖어 노동으로 단련을 시킨 그 건강은 차라리 야만에 가까우리만치 징그러운 데가 있습니다. 여자로서 논밭에 들어서 김을 맨다든지 하는 일은 우리 육지에서도 농촌으로만 떨어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제주 여자는 송아지만한 돼지를 잔등에다 지고 더욱이 오십 내외의 중늙은이가 이러한 짐을 힘도 들지 않게 진다고 한다면 혹 여러분은 과장된 말이라고 곧이듣지 않을는지 모르나 장날이면 아침저녁으로 팔러 가고 사오고 하는 여자의 돼지 짐이 길거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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