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용묵 | 도디드 | 5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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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5
오늘까지 낚시질이 꼭 열흘짼가 보오. 가을 바람에 벼 이삭이 누르는 시절이면, 나는 고기의 유혹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오. 형, 가을의 낚시질이란 참으로 여느 때의 그것에 비할, 그러한 성질의 것이 아니구려. 귀뚜라미 소리가 숲 속에 여물면 수족(水族)의 건강도 창포 속에 여무오. 그리하여 비록 술쪽 같은 작은 놈이 물린다 해도, 물살을 막 찢어 내면서 펄덕거리는 것을 보는 그 맛이란 여간 신묘한 것이 아니오. 더욱이 요지음은 고기 족속들의 정례 여행 시절이어서 왕래가 빈번하기 때문에, 여느 때의 곱절이나 고기는 물리는 것이오. 오늘도 다래끼가 철철 넘게 한 짐을 지고 들어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