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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풍물 점경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36)

계용묵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52 2 0 1 2017-01-25
제주 풍물 점경(濟州風物點景) 삼성혈(三姓穴) 고(高), 양(梁), 부(夫) 삼성(三姓)의 시조를 낳은 삼성혈(三姓穴). 고을나(高乙那), 양을나(梁乙那), 부을나(夫乙那)의 아득한 옛날의 신화가 천고(千古)의 풍상(風霜) 속에서도 의연히 남아 있는, 그 문적(文跡)에서 새롭다. 산지항(山地港) 만주(滿洲)의 물자가 들고 나는 산지항. 봄이면 젊은이들의 산책으로, 여름이면 피서객으로, 갈매기의 윤무(輪舞)와 같이 즐겁다.

8.15와 한글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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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3 2 0 1 2017-01-25
8·15를 맞을 때마다 나는 잊지 못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 다나까(田中英光[전중영광])라는 일본 작가다. 살인 명부 속에 내 이름을 기입하여 넣고 “어쩌다 만일 당신이 체포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건 나라에서 하는 일이니 나를 원망하지는 마시오.” 하고 사전에 나에게 호의나 보이는 것처럼 면접해서까지 대담하게 이야기를 하던 그 순간보다도 나는 이 다나까라는 작가를 못 잊는다. 그까짓 무식층의 발악쯤은 문제 삼을 것이 없다. 다나까라면 그래도 일본 문단에서는 우수한 작가 측에 속하는 소위 지다니 상(池谷賞[지곡상])까지 받은 소설가로 나도 소설도에 정진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 어느 부문 사람보다도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게 느껴져서 만날 때마다 반갑게 대해 왔다. 그러나 ..

독서법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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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8 2 0 1 2017-01-25
글을 읽는다는 일은 그대로 인생을 읽는다는 일이다. 서적이란 저 작자가 인생을 살아가는 생애에서 생애의 거친 찌꺼기는 깡그리 버리고 신수(神髓)만을 정밀히 뽑아 담은 생명 그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저급한 서적이라고 하더라도 인생이 담기지 않은 서적은 없다. 다만 진실한 인생이 담겼느냐 그렇지 아니한 인생이 담겼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므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하여는 인생과 독서와는 불가분리의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더욱이 시대의 진보에 따라 사상이 복잡하게 된 오늘날에 와서는 독서 여하에 있어 그것이 인생이냐 아니냐 하는 단안이 내리게까지 되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나의 집필태도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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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9 2 0 1 2017-01-25
작품의 제작에 있어 나는 실제로 붓을 들고 쓰는 시간보다 붓을 들기 전의 그 소요 시간이 더 길게 된다. 테마가 붙잡혔다고 해도 구성이 안 되면 붓이 들리지 않고 또 구성은 되었다고 하더라도 시작하여야 할 서두가 떠오르지 않아서 역시 붓은 들게 되지 못한다. 서두에서 그 작품이 말하려는 전체의 의미를 단 한 마디로 던져 놓게 되어야, 그러면서 그 첫마디가 또한 어감도 좋고 평범한 말이 되지 않아야 붓끝에 흥이 실리게 된다. 그리하여 이 첫마디가 흡족하게 되지 않으면 다 된 구상으로도 물건을 만들지 못하고 며칠 몇 달, 심지어는 해를 넘겨 가면서까지 생각을 계속하여 본 예도 있다.

제주 여자의 건강과 미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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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757 2 0 1 2017-01-25
제주 여자는 근로의 화신입니다. 아름다운 옷도 기름진 음식도 그들은 꿈꾸지 않습니다. 그저 일, 그리하여 자활(自活)을 하여야 한다는 그 정신만이 자나깨나 그들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근로 정신이 어렸을 때부터 젖어 노동으로 단련을 시킨 그 건강은 차라리 야만에 가까우리만치 징그러운 데가 있습니다. 여자로서 논밭에 들어서 김을 맨다든지 하는 일은 우리 육지에서도 농촌으로만 떨어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제주 여자는 송아지만한 돼지를 잔등에다 지고 더욱이 오십 내외의 중늙은이가 이러한 짐을 힘도 들지 않게 진다고 한다면 혹 여러분은 과장된 말이라고 곧이듣지 않을는지 모르나 장날이면 아침저녁으로 팔러 가고 사오고 하는 여자의 돼지 짐이 길거리에..

개가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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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2 2 0 1 2017-01-25
한 점의 혈육도 남기지 못한 어떤 젊은 과부가 남편의 삼년상도 치르기 전에 개가할 의향을 가지고 하루는 약간 소중한 물건만을 대강 추려서 한 보퉁이 싸이고 집을 나섰다. 얼마쯤 걸어가다가 이 과부는 어떤 산 모롱고지에 이르자 마주 바라보이는 건넛산 공동묘지로 저도 모르게 눈이 쏠렸다. 우뚝 걸음을 세우고 바라보았다. 거기엔 고인의 무덤이 있는 곳이었다. 올송졸송 공지가 없이 둘러 붙은 그 무덤들 가운데서 이 과부는 어느 것이 남편의 무덤일까를 일심으로 찾기에 바빴다. 아직 잔디풀이 완전히 무덤을 덮지 못한 하나의 새 무덤, 분명히 그것이 남편의 무덤인 것을 알게 되자 이 과부는 소스라쳐 놀랐다. 그 무덤 옆에는 틀림없는 자기의 남편이 이전 생시 모양으로 새까만 주의(周..

전원에서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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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3 2 0 1 2017-01-25
오늘까지 낚시질이 꼭 열흘짼가 보오. 가을 바람에 벼 이삭이 누르는 시절이면, 나는 고기의 유혹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오. 형, 가을의 낚시질이란 참으로 여느 때의 그것에 비할, 그러한 성질의 것이 아니구려. 귀뚜라미 소리가 숲 속에 여물면 수족(水族)의 건강도 창포 속에 여무오. 그리하여 비록 술쪽 같은 작은 놈이 물린다 해도, 물살을 막 찢어 내면서 펄덕거리는 것을 보는 그 맛이란 여간 신묘한 것이 아니오. 더욱이 요지음은 고기 족속들의 정례 여행 시절이어서 왕래가 빈번하기 때문에, 여느 때의 곱절이나 고기는 물리는 것이오. 오늘도 다래끼가 철철 넘게 한 짐을 지고 들어왔구려.

애연지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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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6 2 0 1 2017-01-25
불란서 희극작가 몰리에르는 그 작품 「돈·주앙」에서 스가나렐의 입을 빌려 담배 예찬을 다음과 같이 하였다. “아리스토돌이 무어라고 하던 아니 모든 철학자가 무어라고 떠들던, 담배의 철학에는 미치치 못하리라. 담배야말로 모든 예의 바른 사람들의 정열인 것이다. 담배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은 도저히 인생의 의의 같은 것을 알 턱이 없다. 담배는 피로한 뇌를 풀어 주고, 부정한 것들을 제거해 줄 뿐이 아니라, 무언 속에서 우리 인간의 마음을 도덕적으로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하여 인간은 이 담배에 의해서 비로소 진정한 의미에서의 신사의 도를 알게 되는 것이다. 끽연자는 어디에 처하게 되는지 ‘자, 한 대 피웁시다.’하고 자기의 담배를 꺼내 피우기를 권한다.

무제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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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3 2 0 1 2017-01-25
나는 존다. 내가 조는 것을,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수레를 타고 앉아, 어디로 가는지 가는 곳도 모르면서 졸고 있는 것을 나는 재작년 겨울 이십세기(二十世紀)에게 물어 본 바 있다. 그러나 우금껏 아무런 대답을 못 받고, 나는 그대로 존다. 이것이 나는 지금 이십세기에게 납치되어 가는 도중에 피로를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모른다.

벌번 반년 (한국문학전집: 김동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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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4 2 0 1 2017-01-23
서울 중부 견평방(中部 堅平坊) 지금(1946년 현재)은 거기 서 있는 건물(建物)도 헐리어 없어져서 빈 터만 남았지만, 연전까지는 빈 벽돌집이나마 서 있었고, 그전 잠깐은 화재 뒤의 화신백화점(和信百貨店)이 임시영업소로 썼고, 그전에는 수십 년간 종로경찰서의 청사(廳舍)로 사용되었고, 또 그전에는‘한성 전기회사’가 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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