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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 (한국문학전집: 김유정 05)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739 2 0 1 2017-01-21
들고 나갈거라곤 인제 매함지박과 키 조각이 있을 뿐이다. 근식은 아내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전부터 미뤄오던 호포를 독촉하러 면서기가 왔던 것을 남편이라고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왜 그놈을 방으로 불러들였냐고 눈을 부르뜨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에게 감자를 구워 먹이고 있는 아내는 어이없는 일이라 기가 콕 막힌 모양이었다. 가무잡잡한 얼굴에 핏대를 올렸다. 남편을 쏘아보며 기집이 좋다기로 그래 집안 물건을 다 들어낸담 하고 여무지개 종알거린다. 이때까지 까맣게 모르는 줄만 알았더니 아내는 귀신같이 옛날에 다 안 눈치다. 아내는 자기의 속옷과 맷돌짝을 훔쳐 낸 것에 샘과 분을 못 이기어 무슨 되알진 소리가 터질 듯 하면서도 그냥 꾹 참는 모양이었다. 남편은 고만 얼굴..

정분 (한국문학전집: 김유정 06)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11 2 0 1 2017-01-21
들고 나갈거라곤 인제 매함지박 키쪼각이 있을뿐이다. 체량 그릇이랑 이낀 좀하나 깨지고 헐고하야 아무짝에도 못쓸것이다. 그나마도 들고나설랴면 안해의눈을 기워야할턴데 맞은쪽에 빤이 앉었으니 꼼짝할수없다. 허지만 오늘도 밸을좀 긁어놓으면 성이뻐처서 제물로 부르르나가버리리라. 아래묵의 은식이는 저녁상을 물린뒤 두다리를 세워 얼싸안고는 고개를 떠러친채 묵묵하였다. 묘한 꼬투리가 선뜻 생각키지않는 까닭이었다.

전차가 희극을 낳어 (한국문학전집: 김유정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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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9 2 0 1 2017-01-21
첫여름 밤의 해맑은 바람이란 그 觸覺[촉각]이 極[극]히 肉感的[육감적]이다. 그러므로 가끔 가다가는 우리가 뜻하지 않엇든 그럼 이상스러운 作亂[작난]까지 할적이 있다. 淸凉里驛[청량리역]에서 東大門[동대문]으로 向[향]하야 들어오는 電車線路[전차선로] 양편으로는 논밭이 늘려놓인 피언한 버덩으로 밤이 들며는 얼뜬 시골을 聯想[연상]케 할만치 閑暇[한가]로운 地帶[지대]다. 더욱이 午後[오후] 열한點[점]을 넘게되면 自轉車[자전차]나 거름구루마 或[혹]은 어쩌다 되는대로 醉[취]하야비틀거리는 酒酊軍外[주정군외]에는 人跡[인적]이 끊지게된다.

가정봉사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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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2 2 0 1 2017-01-20
엽서를 보냈더니 H씨가 시간에 와주어서 처와 셋이서 집을 나섰다. 날이 따스하여 완연한 봄이다. 처는 까만 두루마기에 초록치마를 밑으로 내놓고 흰 고무신을 신었다. H씨는 까만 색 셔츠에 회색 간복 외투를 걸쳐서 보기에 몸에 가볍고 봄다웁다. 그런데다 앞이 활짝 들린 회색 모자에 자주빛 리본이 눈부시게 찬란하다. 나는 솜이 부르르한 까만 두루마기에 병정구두을 신고 뚜벅뚜벅 그들 뒤에서 따라간다. 처가 아이를 난 뒤에 처음 같이 걷는다. 이렇게 젊은 여자 틈에 끼여 걷는 것이 어쩐지 부끄러워 외출할 때 좀 해서는 나는 여자와 걷는 법이 없다. 부득이한 용무는 이리해서 가끔 나를 젊은 낭군으로 만든다.

도회의 아해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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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0 2 0 1 2017-01-20
불행히도 내가 글을 읽고 글을 쓰고 낮잠을 자고 하는 방밖은 아내 행길이다. 정원이 없는 작은 집이라 남향으로 광선에 유의한다는 것이 창을 행길로 내게 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담장 안으로 다소의 여유가 있는 것을 개방적으로 한다고 담을 낮게 쌓고 대문을 달지 않았더니, 행인도 그리 잦지 않은 길옆이 아늑하고 양지바르다고 졸망구니 아이들은 언제나 창밖에와서 재깔대고 떠들어 쌓는다. 줄을 긋고 돌차기를 하기, 초자(硝子)알을 담장 밑에 쪼으며 맞혀 먹기, 병정놀이로부터 합창, 행진, 그러다가는 때로 훤화(喧譁)하게 울고 싸움질이 일쑤다.

미네르바의 소총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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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778 2 0 1 2017-01-20
작금 2, 3년 간 창작 방법 논의에서 폭로된 비상한 혼란을 염두에 두면서 지금 새삼스러dl 진정한 예술학 건설의 필요를 제기한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서 결코 학으로서의 예술이 현실적인 제 문제와 절단하여 원리적인 것만의 건설로써 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로되 현재와 여(如)히 창작 방법의 이론 그 속에도 원리적인 것과 정책적인 것이 전혀 혼란되어 이것이 더구나 최근 논의도어 있는 창작 방법과 세계관 내지는 아이디얼리즈과 리얼리즘의 문제의 정당한 설정에 비상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음에 이르러 이것의 필요는 더욱 절실한 것으로 되어 있다.

무자리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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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2 2 0 1 2017-01-20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운봉이는 적지 않이 긴장하였다. 마지막 시간에 치른 담임 선생의 태도에 분개에 가까운 흥분을 품은 때문이다. 시간 마감이 가까워서 선생은 교과서를 접더니 느닷없이 상급학교 지원할 생도들은 손을 들라고 한다. 늘상 제 혼자일망정 생각해 오던 바가 있으므로 운봉이도 바른손을 창칼같이 기운차게 뽑아 들었다. 60명 넘는 중에서 단 다섯 아이뿐이다. 누구라고 돌아볼 것도 없이 금융조합장의 아들, 양조소 하는 집아이, 의사 아들, 이 고을서 제일 부자라는 김좌수 손자, 그 틈에 뜻밖에도 김운봉이의 바른팔이 섞인 것이다.

도덕의 문학적 파악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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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96 2 0 1 2017-01-20
유행에 따라 모랄론에 붓을 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유행보다 자기 자신의 문제를 지나치게 추구하는 데서 많은 조소를 받아왔고 또한 내깐으론 그것이 결코 소홀히 취급당하여야 할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은 까닭에 다른 행복된 문학자와 같이 주체에 신뢰하여 곧바로 문학 세계에 영웅과 같이 군림하는 찬란하게 눈부신 재주에 관여할 자격이 없었다.

고리끼를 곡함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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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81 2 0 1 2017-01-20
세계의 양심적인 인류가 가질수 있는 최대의 증오의 날, 1936년 6월 18일 오후 3시. 20세기 최고의 인간, 막심 고리끼는 이 세상에서의 최후의 호흡을 끊고 말았다. 68년전‘쯔아’의 황막한 대륙을 뚫고 용용(溶溶)히 흐르는 볼가 하(河)의 유역에서 황금과 전제의 증오를 일생의 운명으로 한 반역아, 페슈코프가 고고(呱呱)의 소리를 울린 지 반여(半餘) 세기, 최하층의 악압 당하는 백성의 자식으로서 암흑과 굴욕 속에서‘아라사의 의지와 힘’ 단신에 들고 근로하는 억만 대중의 최량의 요우(僚友)의 지조를 관철한 거대한 인간은 우리들 속으로부터 완전히 그의 자취를 감추고 만 것이다.

연재소설의 새 경지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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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6 2 0 1 2017-01-20
지금 나는 채만식 씨 소설의 애독자의 한 사람이다. 채씨를 안 지는 10년이 가까웠지만 그때부터 애독자였던 것은 아니다. 씨는 개벽사에 있을 때에 많은 단편을 썼었고 그 뒤「인형의 집을 나와서」같은 장편도 썼으나 그 때도 나는 씨의 소설의 독자는 아니었따. 씨는 그 때에도 그리고 그 후에도 내가 소속해 있던 단체 사람들과 곧잘 논쟁을 하였고 시비를 걸었다. 설왕설래하는 논설의 주지는 어찌 되었건 물론 나의 감정도 그리 순평(順平)치는 못하였다. 그러다가「탁류」가 신문에 연재되는 것을 읽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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