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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정신은 건재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45)

김남천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24 2 0 1 2017-01-20
현대의 투철한 지성이 아카데미즘에 반기를 들고 저널리즘 위에서 자기 신장을 꾀하려는 데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아카데미즘이 민중과의 교섭을 상실하고 점차로 진리 유린과 학문 봉쇄의 성보(城堡)로 변신해 버린 때문이다. 아카데미가 비평의 정신을 상실하여 학문을 대중의 계몽에서 보육하려는 진리 유지의 근본적 성임(聖任)을 망각해 버린 시대에 있어서 발랄한 지성이 합리적 정신에 의하여 자기를 파악하고 자기를 관철하려는 지향을 버리지 않은 채 저널리즘의 위에서 그의 행로를 구하였다는 것은 이 불행한 시대가 희미하게나마 아직도 긍지를 잃지 않았다는 하나의 표지로 될 것이다.

바르뷔스를 추도함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14)

김남천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81 2 0 1 2017-01-13
이렇게 일주일을 두고 두서없이 시감을 적어가면서 있을 때에 우리는 한개의 비보를 접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인류의 최량의 요우(僚友)요 세계 문학의 거성인 앙리 바르뷔스가 숙병 폐환에 의하여 지난 달 30일 소련 심방중 모스크바에서 61세를 일기로 불귀의 객이 되었다는 통신이다. 연합통신으로 이 보도를 받는 날, 나의 붓은 마침 국수사상 고취의 조선적 태두의 전집 간행에 대한 사회적 악영향을 적어가던 도중이라, 나는 한참 동안 붓을 멈추고 인생을 안티밀리터니즘과 안티파시즘을 위하여 헌신한 위대한 예술가의 죽음을 이른바 우리 조선의‘대문호’의 거꾸로 선 그림자와 대비하여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일순의 시간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Blue Beard

Charles Perrault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49 2 0 0 2014-03-06
There was once a man who had fine houses, both in town and country, a deal of silver and gold plate, embroidered furniture, and coaches gilded all over with gold. But this man was so unlucky as to have a blue beard, which made him so frightfully ugly that all the women and girls ran away from him. One of his neighbors, a lady of quality, had two daughters who were perfect b..

Little Thumb

Charles Perrault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187 2 0 0 2014-03-05
There was, once upon a time, a man and his wife fagot-makers by trade, who had several children, all boys. The eldest was but ten years old, and the youngest only seven. They were very poor, and their seven children incommoded them greatly, because not one of them was able to earn his bread. That which gave them yet more uneasiness was that the youngest was of a very puny c..

하와이 사투리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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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66 2 0 1 2017-01-13
내가 일본서 학교에 다닐 때 어느 회합에 나갔더니 한 학생이 일어서서 열렬한 변설을 토하는데 과장이 아니라 사실로 한마디도 무슨 소린지 알아 들을 수가 없어서 동일 민족어를 즐거움으로 하는 우리로서는 사투리가 주는 장벽으로 언어가 통(通)치 않는 불행을 느껴 본 적이 있었다. 회합이 끝나서 어디 사람이냐고 친지를 통해 물었더니 제주도 출생인데 일본 오도록 한 번도 섬 밖을 나와 본 적이 없는 분이라 한다.

여운형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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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8 2 0 1 2017-01-13
몽양 여운형 선생의 인간적 매력이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인가를 몇 가지로 나누어 적어 보기로 한다. 첫째로 나는 성격의 개방성을 든다. 이것은 내가 선생이 사장인 시절 신문기자의 사령을 받으러 선생의 방에 나가서부터 여태까지 언제나 느껴오는 바다. 아무개도 차별치 않고 가슴을 좍 열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털어 보인다.

강원도 동해안의 바다와 산과 들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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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30 2 0 1 2017-01-13
조선금융조합연합회 보급과의 부탁을 받고 강원도의 농촌을 견학한답시고 서울을 떠나기는 하였으나, 짧은 시일로 한정 있는 코스를 말(馬)보다도 빠른 차를 타고 달리면서, 제법 옳게 농민들의 사는 모양을 견학하고 돌아오리란 생각은 애초부터 가지지 못하였었다. 나를 안내하기로 된 연합회의 박원식 씨는 다년간 강원도에서 근무하던 분으로, 이 분이 꾸며 놓은 여행의 일정은 이러하였다. 6월 20일 밤차로 서울을 떠나서 안변(安邊)서 차를 바꾸어 타고 동해선으로 접어들어 이튿날 아침에 장전 항구에 내린다. 장전서어민 훈련소를 구경하고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하는 실황을 구경하고 외금강 온정리에서 들메를 푼다.

대리석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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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9 2 0 1 2017-01-13
대리석이라면 곧 조각과 석조건축을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연상의 습관은 딱 언제부터라고 집어서 말하기가 거북하지만 서양역사를 배우기 시작하면 서인가 혹은 르네상스와 고대희랍을 배우기 시작하면서인가 여하튼 중학교 시절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러므로 그 이전에는 내가 사는 고향 가까이서 대리석이 난다는 것도 몰랐었고 설령 그런 것을 알았다고 하여도 대리석이라는 돌이 청석(靑石)이나 황강석이 나와 어떻게 다르다든가 혹은 유달리 인상이 깊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귀성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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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6 2 0 1 2017-01-13
지난 월 중순께 시골을 4 다녀왔더니, 농업조선을 편집하시는 분이 어디서 그것을 알아 갖고 시골 이야기를 한 토막 써보내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내가 다녀온 시골이라는 것이 바로 내 고향이어서, 평안남도의 작은 고을이라, 시골이라는 말에는 어딘가 적합하지 않는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원래 고을이란 농업과는 별로 관계가 없기가 쉽다. 다시 말하면 고을서 사는 사람들이란 농사 짓는 사람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도회의 사람들과도 다른, 따져서 말하면 일종 아무 모에도 치우치기 힘든 그러한 이들이다.

풍속수감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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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6 2 0 1 2017-01-13
평양 사람은 아들보다도 딸 낳은 것을 기뻐한다는 이약기가 퍽 전부터‘내려오는 말’로서 전해져 오고 있다. 이렇게만 들으면 사내아이만을 중하게 떠받드는 세상에서 평양사람이야말로 퍽 개안한 인사들이라고 생각하실 분이 계실는지 모르나 그 까닭이 실상은 평양 부근에서 출생한 우리들로서는 저윽이 명예롭지 못한 수작이어서 딸을 낳으면 기생에 부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딸 하나가 아들 열놈은 당해 낸다는 것이 설명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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