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용묵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34
2
0
1
2017-01-30
남편의 숙직날 밤처럼 근심인 것은 없었다. 취직을 못하였을 적엔 그저 걱정인 것이 밥이더니 인젠 또 잠자리가 적지 않은 걱정이다.
덮을 이불이 갖아서 제각기 따로따로 덮고 지낼 수만 있었으면야 아무리 한 방안이라고 하더라도 시아버지와 더불어 같이 지내지 못하랴만, 한 이불 속에서 자는 수는 없는 것이다. 한 이불 속이라고 하더라도 남편이 집에서 잘 때에는 시아버지가 아랫목에 눕고, 그 다음에 남편이 눕고, 그리고 영숙 자신이 눕고, 그러한 순서로 남편이 사이에 질려 잘 수 있는 밤이면 불편한 대로 그래도 잘 수는 있었지마는, 새 통에 남편이 끼지 않은 그 이불 속엔 아무리 발가락이 얼어 들어와도 시아버지가 덮은 이불을 들치고 들어가는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