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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열차(한국문학전집: 이병각 02)

이병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16 2 0 1 2017-04-07
영구행 이민열차가 바야흐로 출발하랴하는 판에 나는 이 사람들을 전송하기 위하여 역에 나갔습니다. 조고마한 시골정거장엔 오늘 이 근처 사십호 이재민이 떠난다하여 떠나는 사람과 전송하는 사람으로 전에 보지 못하든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나는 특히 내가 야학에서 가르치는 끗순(未順)이의 가족탄 자리에 가서 이런말 저런말 위로할 때 내가 선물로 가지고 간 지도를 순이가 펴보고나서 나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그만 앞이 캄캄하여 젓습니다.

아름다운 노을 (한국문학전집: 백신애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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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5 2 0 1 2017-04-07
높은 산줄기 한 가닥이 미끄러지듯 쓰다듬어 내린 듯, 소롯하게 내려와 앉은 고요하고 얌전스런 하나의 언덕! 언덕이 오른편으로 모시고 있는 높은 산에 자욱한 솔 잎사귀빛은 젖혀졌고 때때로 바람이 불어오면 파도 소리같이 쏴 - 아 - 운다. 언덕 뒤 동편 기슭에는 저녁 짓는 가난한 연기가 소릇소릇이 반공중으로 사라져가며 몇 개 안 되는 초가지붕들은 모조리 박 넝쿨이 기어올라 새하얀박꽃이 되었다. 언덕 왼편 남쪽 벌판은 아물아물한 저 - 산 밑까지 열려 있어 이제 벼모는 한껏 자라 검푸른 비단보를 펴 놓은 듯하다.

제야의 속성(한국문학전집: 이병각 03)

이병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183 2 0 1 2017-04-07
내가 가지고 있는 時間[시간]가운데 第一[제일] 俗[속]된 時間[시간]을 들라면 나는 除夜[제야]를 들기에 躊躇[주저]치 않겠습니다. 俗[속]된 것은 大槪[대개]「然不[연불]」인데 際夜[제야]는 정말「然不[연불]」입니다. 무엇인지 모르게 그럴듯하면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며 차라리 내가 가지고 있는 生活[생활]의 妙味[묘미]와 傅統[부통]을 깨트려버립니다. 나는 내 自身[자신]을 體系[체계]세워서 생각하기를 싫어합니다.

칠칠단의 비밀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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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12 2 0 1 2017-04-06
여러 가지 꽃들이 만발해서, 온 장안 사람이 꽃에 취할 때였습니다. 서울 명동 진고개 어귀에는 며칠 전에 새로 온 곡마단의 재주가 서울 왔다 간 곡마단 중에 제일 재미있고 제일 신기하다 하여, 동물원 구경 보다 더 많은 사람이 낮과 밤으로 그칠 새 없이 들이밀려서 들어가지 못하고 도록 돌아가는 이가 더 많을 지경이었습니다. 이 곡마단의 주인은 일본 사람 내외이고, 재주 부리는 사람도 모두 일본 사람인데, 그 중에는 중국사람 내외가 한패 끼어 있을 뿐이고……, 이 곡마단이 일본과 중국으로 돌아다니면서 돈벌이를 하다가, 조선에 와서 재주를 부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므로, 서울 있는 사람들에게는 참말로 신기하고 재미있는 재주가 더 많이 있었습니다.

오전 (한국문학전집: 이병각 01)

이병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186 2 0 1 2017-04-06
거름퇴비(堆肥)를 파뒤지던 수탉이「꼬기요 ─」하고 날개를 쳤다. 그러자 울타리 밑에서 놀고 있던 병아리가 일시에 어미닭 품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어미닭은 병아리를 품은 채 핏기 업는 벼슬을 축 ─ 내리트리고 졸기시작하였다. 울타리 옆 감나무 입사귀가 햇빛을 받아 유달리 번적거리고 그늘이 울타리에 오르기 시작한 일흔 점심 때 ─달례(月禮)는 후불(後不)이를 다리고「달갱이」널인 밖을 지키고 있다. 『먹지마라! 이 가시내야!』달례는 후불의 뺨을 갈겼다. 후불이는 못익은 것을 먹다가 들킨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형의 눈초리가 무섭다는 듯이 머리를 숙이고 뺨을 만지작거렸다.

탕아 (한국문학전집: 김대봉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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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2 2 0 1 2017-04-04
세게적 경제공항에 적어나마 경재적곤혹을 느끼고 또한 두통을알앗다면 中邑[중읍] 重商[중상]을 노치는 못할거이면 重商[중상]들중에도 화양잡화하는 사람들이 더욱 그럴것이다. 그런사람들중에도 哲洙[철수]는 누구보담 먼츰패점을 하지안흐면 안될긔운에 봉착하고 말앗다. 그는 불경긔로 인해 물품의팔매가 잘되지안흘안이라 팔인물건의 대금은 조끔도 증수가되지안헛다. 따라서 御商室[어상실]의 外上[외상]물가를 두달동안이나 반환할수가업섯다.

환향한 무도가 (한국문학전집: 김대봉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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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68 2 0 1 2017-04-04
왼종일 구름속에 파뭇친태양(太陽)이 사라지는 음울한저녁이다. 아즉도 무듭한더위가 추근한대지에 차오르고 있다. 곧곧에 일러나든 모기불연기도 땅속으로 자무러젔는지 보이지 않는다. 왼마을사람들은 달빛이나 보았으면하고 기원을 올이는듯이 정숙하다. 그런데 마을에서 시가까지 죽뻐친도로에 파득 파득보이는전기불밑에서는 한숨썩긴 홍수이야기를 끄러내다간 흐르지곤하였다. 그외일홈도 모르고 주소도없는 닉사자를 뭇고오는 노동자 한패가 「처자잃고 농사잃어 어이살고」라는 구슬픈 만가를올리면서 사라진다.

일만 오천원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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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89 2 0 1 2017-02-06
집이 좀 드높기만 해도 그렇지는 않으련만 여섯 자 기둥의 납작한 단체 조선집엔 간판 세 개쯤 붙이기도 곤란하다. 좌우 기둥에 이미 두 개씩이나 내려붙은 간판이 모두 주춧돌 위에서 얼마씩 트이지를 않는다. 그러지 않아도 붙일 자리가 염려되어 이번 것은 한 자 반 넓이에 길이 한 자로 아주 조그맣게 맞춰 왔건만 그것이나마 편안히 들어 놓일 번주그레한 자리가 없다. 아무리 돌아가며 살펴보고 대 보고 해야 대문 판장에밖엔 용납되는 데가 없 다.

이반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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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2 2 0 1 2017-02-06
오늘 아침도 어멈은 벌써 세 번째나 내가 일어났는가 하는 여부를 살피고 들어가는 눈치였건만 나는 그저 자는 척 이불 속에서 그대로 뒹굴었다. 열한시도 넘었으니 아침을 안 먹은 몸이 어지간히 시장함을 느끼게 되면서도 일어나서는 또 먹어야 할 그 백미밥을 생각할 땐 뱀의 혀끝을 보는 것과 같이 몸서리가 떨려 시장한 배를 쥐어틀면서도 이렇게 아니 넘어졌게 되지 못한다. 백미밥을 먹으면 각기는 낫지 않는다는 것을,그리고 심하면 생명에까지 관계된다는 의사의 주의를 받게 되자부터는 차마 그 백미밥이 목구멍 너머로 넘어가질 않았던 것이다.

붕우 (한국문학전집: 계용묵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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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2 2 0 1 2017-02-06
주문하여 놓은 차라고 반드시 먹어야 되랄 법은 없다. 청한 것이라 먹고 나왔으면 그만이련만 조군은 금방 문을 삐걱 열고 들어서는 것만 같아, 기다리기까지의 그동안이 못 견디게 맘에 조민스럽다. 어떻게도 만나고자 애타던 조군이었던가. 주일 나마를 두고 와 줄까 기다리다 못해 다방을 찾아왔던 것이 와 놓고 보니 되레 만날까 두렵다. 가져온 차를 계집이 식탁 위에 따라 놓기도 전에 백통화 두 푼을 던지다시피 쟁반위에 떨어뜨리며 나는 다방을 뛰어나왔다. 조군이 나를 찾기까지 기다려 봐야지 내가 먼저 조군을 찾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야 자존심이 허하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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