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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가을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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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0 2 0 33 2017-07-04
가을의 입김이 만 가지 물건에 스치어 빛을 변해 놓기 시작하였다. 나뭇잎도 변하고 풀잎도 변하고……. 얌전한 가냘픈 빛을 가진 애틋한 꽃들이 피 었건마는 그래도 가을의 자연은 적막하고 쓸쓸스런 생각을 자아낸다. 어린이의 마음도 말라가는 나뭇잎과 같이 가을 바람에 스쳐서는 애닯게 우는 것 이 그 까닭이다.

봄철에 가장 사랑하는 꽃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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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5 2 0 29 2017-07-04
곱게 피는 꽃이면 모두 좋지만, 봄에 피는 꽃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은 히아신스와 복사꽃입니다. 산이나 들에 산보를 가거나, 공원이나 동물원 잔디밭에 가서, 노곤하게 누워 있고 싶게 햇볕이 좋은 봄날, 조용한 동리를 지나다가 길갓집 울타리 안 에 복사꽃 몇 가지가 활짝 피어 있는 것을 보면 세상에 그보다 더 아담하고 귀여운 것은 없어 보입니다. 마치 시집가게 된 처녀가 분홍빛 새 치마를 입 고, 뒤꼍에 나서서 봄볕을 쪼이는 것 같다 할까요.

오빠의 일기책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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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452 2 0 36 2017-07-04
순희는 오빠가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을 때에, 가만히 오빠의 방에 들어가서 일기책을 뒤져 보니까 어저께 일기에 이런 말이 쓰여져 있었습니다. 누이동생은 무엇이든지 뒤져 먹기를 좋아해서 못 쓰겠다. 어저께 어머니가 주신 능금을, 나는 책궤짝 속에다 넣어 두었더니 몰래 꺼내 먹었겠지. 그 능금을 꺼내 먹은 사람은 복남인데 내가 먹은 줄 아는 것이 나는 분해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래 그 일기에다 이렇게 썼습니다.

나의 어릴 때 이야기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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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468 2 0 37 2017-07-04
내 나이가 아직 어릴 ‘ 때 일’이라고 따로 잡아내어서 자랑하거나 후회하게는 되지 않았습니다. 또, 그리 특별난 생활을 하여온 것이 없으니 이렇다 고 재미있게 말씀할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런데, 십 칠팔 년 전 옛날 학교의 이야기를 계속하였더니 지금도 그 이야기를 하여 달라는 이가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 번 한 이야기를 또 할 수 없는 것이고……. 여러분이 하도 조르시니 학교 일, 집안 일, 동무 일을 한데 뒤섞어서 어릴 때 일을 하나씩 둘씩 추려 보기로 합니다.

여학생 유인단 본굴 탐사기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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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8 2 0 17 2017-07-04
명예로운 일이랄까, 고(苦)로운 일이랄까. 여러 사람 사원 중에 내가 북대기자로 뽑혀 나서 동원령을 받기는 1월 어느 날의 저녁때였었다. 눈도 안 오고 등산도 틀렸으니, 아무 곳에나 너의 재주껏 활동해서 흥미있는 탐사기를 내놓으라는 명령이지만, 경찰서 형사와 같은 직권도 없고, 아무 사건이나 기재할 수 있는 자유도 없으니, 아무런 재주를 피운대도 독자들을 놀라게 할 만한 ‘거리’ 가 없을 것 같아 퍽 고심하였다.

에스키모의 이야기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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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8 2 0 26 2017-07-08
더웁다고 아무리 더워 ! 더워! 하여도 서늘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이야기만 들어도 아주 서늘한 이야기를 내가 해 드리지요. 어떻게 서늘한가 조 용히 앉아 들어 보십시오. 이 이야기는 꾸민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사실 이야기입니다. 그런 줄 알고 들어 주십시오. 우리가 살고 있는 조선 안에서, 북쪽이라 하면 저 압록강·두만강과 백두산을 가리키겠지만, 그보다도 더 먼 북쪽으로 가면 아주 춥고 눈만 쌓인 러 시아의 시베리아 벌판이 있습니다. 거기는 아무것도 없고 다만 얼음과 눈만 쌓인 무섭게 추운 곳이므로, 나라에 큰 죄를 지은 죄인의 귀양살이밖에 없 는 곳입니다.

말이야기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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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1 2 0 32 2017-07-08
말은 영리한 동물입니다. 잘 달래 주기만 하면 얼마든지 온순하게 말을 잘 듣습니다. 말 잘 부리기로는 서양 사람이 유명합니다. 시베리아 벌판에는 지금도 야마가 있습니다 마는 말의 선조는 야마가 아니랍니다. 야마는 본시 사람에게 길리우던 말이 달아나서 야마가 된 것이라 합니다. 그러면, 맨 처음 말은 어디서 생겼을까요? 아마 석기 시대보다도 훨씬 더 먼 옛적인 것 같습니다.

겨울방학에 할 것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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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31 2 0 37 2017-07-08
눈 맞 이 우선 눈을 많이 맞으십시오. 겨울에 제일 반갑고 좋은 것은 눈 오시는 것이니, 눈이 오시거든 책을 덮어 놓고 뛰어 나아가서 눈을 맞으십시오. 비 오시는 것은 구슬프지만 눈 오시는 것은 정답고 재미있습니다. 눈 오시는 것을 보면 아무라도 마음이 고와지고 생각이 부드러워집니다. 일 년내 그리 웁던 눈이 당신의 집 마당에 찾아오면 어떻게 당신이 유리창으로 내다보고만 앉았습니까? 뛰어나가서 그 깨끗하고 반가운 눈을 맞으면서 돌아다니십 시오. 동네집 동무의 집을 찾아다니고.. ..

조선의 특산자랑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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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0 1 0 26 2017-07-08
자랑 자랑 조선의 자랑, 그 여러 가지 자랑 속에는 조선에서만 나는 조선독특의 특산물도 또한 그 자랑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우선 삼면이 바다로 둘러 있으니, 그 바닷속에 풍부한 물고기도 자랑할 만하고 삼천리를 뻗쳐 있는 산악에 울창한 나무며 거기에 깃들여 사는 별별 이상스럽고 진기한 새와 짐승 들이며 거기에 숨겨 있는 금, 은, 동, 철 같은 것도 역시 자랑할 만한 것입니다. 또, 우리 조국의 호랑이 가죽이 중국 이나 기타 다른 나라 황실의 옥좌(임금이 앉으시는 자리) 위에 올라 앉게 된 것은 벌써 오래 전 옛날부터이지만 요즘에는 평양의 개가죽까지도 미국 여자들의 귀중한 목도리감으로 소용이 된다니 이것도 역시 자랑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궁금풀이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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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4 2 0 32 2017-07-08
옷을 입으면 어째 더운가 여러분은 아마 옷이 몸을 덥게 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그러나, 옷을 입고도 햇빛이나 불김에 닿아야 덥지, 옷 그것만이 더운 것이 아닙니 다. 겨울 아침에 자리에서 깨어 옷을 입으면 차갑지요. 그러나 좀 지나야만 더워지지요. 그것은 옷이 우리의 체온을 보전해 주는 탓입니다. 뜨거운 여 름날에는 옷을 벗고 있는 것보다 입고 있으면 도리어 좀 선선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체온보다 태양열이 더 뜨거우므로 옷은 체온을 보전해 주는 것보 다 태양 광선을 막아 주는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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