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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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암만해도 성을 안 낼 뿐만 아니라 누구를 대할 때든지 늘 좋은 낯으로 해야 쓰느니 하는 타입의 우수한 견본이 김기림이라.
좋은 낯을 하기는 해도 적이 비례(非禮)를 했다거나 끔찍이 못난 소리를 했다거나 하면 잠자코 속으로만 꿀꺽 업신여기고 그만두는 그러기 때문에
근시 안경을 쓴 위험 인물이 박태원이다.
업신여겨야 할 경우에 ‘이놈! 네까진 놈이 뭘 아느냐’라든가, 성을 내면 ‘여! 어디 덤벼 봐라’쯤 할 줄 아는, 하되, 그저 그럴 줄 알다 뿐이지 그
만큼 해두고 주저앉는 파(派)에, 고만 이유로 코밑에 수염을 저축한 정지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