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772

한국문학전집276: 어촌점묘

강경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11 2 0 68 2016-04-23
내 고향 일우에 몽금포를 두고도 벼르기만 하고 한 번도 찾지 못하였다가 이번에 귀향하는 기회를 타서야 겨우 찾게 되었다. 그 이름이 전 조선적으로 알려진 그만큼 나는 커다란 기대와 흥미를 가지고 자동차 위에 몸을 실었다. 황막하기 짝이 없는 만주 벌판에서 자연에 퍽이나 굶주렸던 나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내가 조선땅에 일보를 옮겨놓은 그 순간부터라도 ‘조선의 자연은 과연 아름답다’ 하는 감탄을 무시로 발하게 되었다.

한국문학전집262: R 군에게

조명희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78 2 0 64 2016-04-21
조명희는 1925년 카프에 참가하면서부터는 이기영, 한설야와 함께 사회주의를 공부하는 모임을 이끌기도 하고 , <농촌 사람들>, <아들의 마음> 등의 단편을 써서 프로소설의 형성, 발전에 기여하였다. 이들 단편들은 초기 시, 희곡의 낭만성과 관념성을 극복, 리얼리즘에 입각하여 농촌의 궁핍상, 노동자, 농민의 계급적 연대와 사회주의 이상을 담아냈다.

한국문학전집263: 낙동강

조명희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38 2 0 80 2016-04-21
1927년 <조선지광(朝鮮之光)>에 발표된 단편 소설. 처음 게재될 때 일제의 검열로 상당량이 복자 표시(×××)로 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 소개된 <조명희 선집>(1969년 소련에서 發刊)에는 원래대로 복원되어 있다. 사회주의 사상을 지닌 '박성운'의 일생이 중심이다. 조명희의 초기 작품인 <땅속으로>, , <마음을 갈아 먹는 사람>, <농촌 사람들> 등은 개인적 체험에서 비롯된 소시민적 울분과 보수적인 여성관이 중심을 이룬다. 그러나 이 작품은 혁명 의식, 소위 '사회주의적 전망(展望)'을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카프(KAPF)>가 추구한 모든 예술이 그렇듯이, 이 작품도 식민지 조선 사회의 이중고(二重..

한국문학전집264: 농촌사람들

조명희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05 2 0 64 2016-04-21
가뭄이 한 달 반째로 접어들었다. 한나절이 되자 이날도 백색의 공포가 어김없이 닥쳐들었다. 논밭의 곡식은 더 말할 게 없고, 길옆의 풀도 냇가의 잔디도 말랭이의 산 풀도 모두 말라 시들다가 나중에는 빼빼 꼬여 틀어져간다. 북망산도 벌거벗어 지긋지긋해 보인다. 이 농촌을 등지고 원보는 북간도로 떠나는데 …….

한국문학전집265: 땅속으로

조명희 | 도디드 | 1,000원 구매
0 0 430 2 0 72 2016-04-21
내가 올 봄에 동경을 떠나 나와 S역 근처에 있는 내 집이라고 와서 보니(그 집이란 것도 실상 내 집이 아니요 내 형님 집이다) 집안 형편이 참 말이 못 된다. 식구는 십이 명 아니 십오륙 명 식구가 되는 대가족이 과히 넓지 못한 집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산다. 좁은 방구석에 어린아이들만 모여 앉은 것을 보아도 쪽박에 밥 담아 놓은 셈이다. 그 속에는 내 소생이 두어 개 끼여 있다. 그래 그 다수 식구가 무엇을 먹고 사느냐 하면 아침에는 조밥, 저녁에는 조죽, 수 좋아야 쌀밥, 어떤 때는 좁쌀깨나 섞인 풋나물죽, 그것도 끼니를 이어 가느냐 하면 그도 그렇지 못하다. 양식 있는 날이 이틀이면 없는 날이 하루, 두 끼 먹으면 한 끼 굶고 한 끼 먹으면 두 끼 굶어 대개 이..

한국문학전집266: 저기압

조명희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54 2 0 19 2016-04-21
생활난, 직업난으로 수년을 시달려 왔다. 이 공포 속에서도 값없는 생활―---무위한 생활로부터 흘러나오는 권태는 질질 흐른다. 공황의 한 재를 넘으면 권태. 또 한 재를 넘으면 권태. 생활(먹고 사는 일)이라는 줄에 마소 모양으로 정신없이 끌려가다가도 곤한 잠을 깨치고 성난 눈을 번쩍 뜨듯이 지지한 자기의 꼴을 휙 돌아다볼 때, "이게 다 무슨 생활이란 것이야? ……네가 참으로 생활다운 생활을 하려면 지금 네 생활을 저렇게 값없이 만드는 현실―---그 속을 정면으로 파고 뚫고 들어가서 냅다 한번 부딪쳐 보든지 어쩌든지, 밤낮 그 늘어진 개꼬리 모양으로 질질 끌고 가는 생활의 꼴이란 것은 참 볼 수 없다. 차라리 망골 편으로 기울어지려면 데카당이 되거나 위로..

한국문학전집267: 이쁜이와 용이

조명희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05 2 0 62 2016-04-21
"기름도 다 타 가는데 왜 밤중까지 불을 켜놓고 앉아서 대고 담배만 피워 대여, 아랫방에도 벌써 불 끈 지가 오랜데." "다 걱정되는 일이 많으니까 그렇지… 나도 이녁 같이 잠이나 씩씩 잤으면 좋겠구먼…" "누구는 걱정이 안 되남. 하지만 걱정만 대고 하면 네미…" 안해는 말끝을 흐리고 획 돌아눕는다. 이것은 이 집 웃방에 며칠 전에 이사온 간난네 양주가 이윽한 밤에 두설두설하는 이야기다. "음―"하고 남편은 목기침 한번을 길게 하더니 "잠들었어… 간난 어머니… 응" "응…" 아렴풋한 대답이다. "잠 좀 그만 자고 내 말이나 좀 들어 봐 응…" 간난 어머니는 몸을 돌려 누우며 잠을 깨인 눈으로 남편의 얼굴을 뻔히 쳐다보았다...

한국문학전집268: 마음을 갈아먹는 사람

조명희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40 2 0 62 2016-04-22
밤이 들어가나 보다. 들창 밖 골목길에 빠드득빠드득하며 다 젖은 눈을 밟고 오고 가던 사람들의 발자국소리조차 뜨-하여진다. 삐걱 털컥하고 주인집 안대문 닫는 소리가 몰아쳐 부는 바람소리를 가로질러 때려 누르고 요란스러히 울린다. 이 문 닫는 소리에 신경이 갑자기 더 날카러워진 삼득이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고개와 귀를 잠간 그쪽으로 기울이고 나서는 까막어리는 석유 등잔불로 눈이 가다가 다시 누덕이로 둘둘 싸안은 어린 딸의 얼굴로 향하여오며 "네기―거진 올 때가 되었겠는데……" 하고 중얼거리며 다시 앉은 몸을 굽혀 걸레쪽으로 틀어막았던 문구녁으로 외짝눈을 대고 바깥을 내다보다가 문구녁을 다시 막고는 몸을 돌이켜 앉으며

한국문학전집269: 촉루

정인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73 2 0 63 2016-04-22
정인택은 <촉루>를 발표한 이래, 40여 편의 소설을 쓸 정도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했으나 그가 월북 작가이고 친일 작가라는 이유로 세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다. 정인택의 작품 세계는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로, 그의 초기 작품들에는 대부분 지식인의 무기력과 피로함, 그리고 소시민 생활을 소재로 하여 삶의 무력함과 의식 과잉이 그려져 있다. <우울증>이 바로 이런 특징을 고스란히 지닌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로, 초기에 이어 후기 작품들은 대개 일종의 신변 이야기들과 일상화된 애정 세계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그 뒤, 정인택은 일제 식민지 정책을 문학에 반영한 친일 문학의 성격을 띤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정인택의 ..

한국문학전집270: 우울증

정인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77 2 0 64 2016-04-22
정인택은 <촉루>를 발표한 이래, 40여 편의 소설을 쓸 정도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했으나 그가 월북 작가이고 친일 작가라는 이유로 세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다. 정인택의 작품 세계는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로, 그의 초기 작품들에는 대부분 지식인의 무기력과 피로함, 그리고 소시민 생활을 소재로 하여 삶의 무력함과 의식 과잉이 그려져 있다. <우울증>이 바로 이런 특징을 고스란히 지닌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로, 초기에 이어 후기 작품들은 대개 일종의 신변 이야기들과 일상화된 애정 세계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그 뒤, 정인택은 일제 식민지 정책을 문학에 반영한 친일 문학의 성격을 띤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정인택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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