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772

한국문학전집282: 채전

강경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16 2 0 58 2016-04-25
어렴풋이 잠이 들었을 때 중얼중얼하는 소리에 수방이는 가만히 정신을 차려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안 살림에 대한 걱정인 듯싶었다.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안 살림에 대한 걱정인 듯싶었다. 그래서 그는 포로로 눈이 감기다가 푸루룽하는 바람소리에 그는 또다시 눈을 번쩍 떠서 문켠을 바라보았다. '아이 저 바람 저것을 어쩌나!' 무의식간에 이렇게 중얼거리며 밤사이에 많이 떨어졌을 사과와 복숭아를 생각하였다. 이 생각을 하니 웬일인지 기뻤다. 무엇보다도 덜 익은 것이나마 배껏 먹을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전집283: 축구전

강경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86 2 0 61 2016-04-25
어렴풋이 잠들었던 승호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이젠 시간이 되지 않았나? 하고 문을 열고 내다보았다. 그리 번화하던 이 거리도 어느덧 고요하고 전등불만이 가로수사이로 두어줄의 긴 빛을 던지고있었다. 그는 눈을 두어번 부비고나서 밖으로 뛰여나왔다. 한참이나 나오던 그는 싸늘한 볼을 어루만지며 자기 머리에 모자가 없음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래서 곧 돌아와서 모자를 눌러쓰고 총총히 걸었다.

한국문학전집284: 유무

강경애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377 2 0 60 2016-04-25
나는 그러한 일이 이 현실에 실재해 있는지? 없는지? 그가 묻던 말에 아직까지도 그 대답을 생각지 못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으로부터 일년 전 그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언제나 저녁밥을 늦게 짓는 나는 그날도 늦게 지어 먹고 막 설거지를 하고 방으로 들어와 앉았을 때 밖에서, "아저머이 계시유." 하는 굵은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나는 냉큼 일어나 문을 열고 내다보았습니다. 그러나 너무 밖이 어둡고 더구나 그 음성이 평시에 듣지 못하던 음성이므로 누구인지 얼핏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한국문학전집278: 어머니와 딸

강경애 | 도디드 | 1,000원 구매
0 0 640 2 0 52 2014-02-04
「어머니와 딸」은 한 여성의 태어남에서부터 자아의 각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성성장소설로 분류될 수 있다. 20세기 초, 일본은 근대화를 부르짖으며 서구문화들을 가져왔지만 가부장제의 남성중심주의는 극복될 수 없는 영역이었다. 강경애는 근대라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세 여성의 삶을 통해서 여성을 억압하는 제도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제기하며 그것을 뛰어넘는 방식을 보여준다. 자아의식이 없었던 예쁜이의 삶을 통해서 남성중심주의의 제도 속에 갇혀 사는 전통적인 여성상을 볼 수 있다. 주체의식과 경제적인 능력을 가진 산호주는 남성중심주의에서 비껴나서 미혼모로서 가정을 이룰 수 있었고 그녀의 성실한 삶은 기생들에 대한 편견을 넘어서게 한다. 구식여성이었던 옥이는 시..

한국문학전집285: 소금

강경애 | 도디드 | 1,000원 구매
0 0 714 2 0 78 2014-02-04
여류 소설가 강경애의 소설, 작가는 비교적 계급의식이 투철한 작품을 썼으며, 많은 평론도 남겼다. 그녀는 특히 카프 조직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않으면서도 식민지적 갈등과 모순에서 계급 문제를 읽어내고 그것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해 낸 특이한 작가로 꼽힌다. 특히 간도 체험을 기반으로 하여 많은 작품을 창작했으며, 계급 문제를 드러내되 관념보다는 체험에 의지했다는 점에서 최서해(崔曙海)의 경향을 이은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소개하는 <소금> 역시 이 같은 작품의 부류에 속한다.

한국문학전집271: 부상관의 봄

정인택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05 2 0 60 2016-04-22
모두들 빈둥빈둥 놀고 있는 몸이라 아침엔 으레 경쟁을 하다시피 늦잠을 잤고, 그래선 늘 11시가 지나서야 겨우 부산하게 밥상을 대했다. 그 시각이 거의 약속이나 한 듯이 한결 같아서 비록 선후는 있었지 만 10분 이상의 차이가 나는 때는 별로 없었으므로 우리들 세 사람은 매일 아침-낮인지도 모르지만-세면소에서 흑은 식당에서 얼굴을 대할 때마다 서로 계면쩍게 웃었고, 그리고 짧은 사이에 급속하게 친밀해졌던 것이다. 밥만 먹고 나면 텅 비인 부상관(扶桑官)은 우리들 세상이다.

한국문학전집272: 산촌여정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93 2 0 101 2016-04-22
향기로운 MJB의 미각을 잊어버린 지도 20여 일이나 됩니다. 이 곳에는 신문도 잘 아니 오고 체전부(遞傳夫)는 이따금 하드롱 빛 소식을 가져옵니다. 거기는 누에고치와 옥수수의 사연이 적혀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멀리 떨어져 사는 일가 때문에 수심이 생겼나 봅니다. 나도 도회에 남기고 온 일이 걱정이 됩니다.

한국문학전집273: 황원행

현진건 | 도디드 | 1,000원 구매
0 0 526 2 0 69 2016-04-22
경찰부 수사본부에 애저녁에 졸립다는 형사과장을 돌아가게 한 후 모였던 형사들은 뿔뿔이 제 경계구역을 따라 헤어지고 그 중에도 가장 민완을 자랑하는 형사 몇몇만 처졌다. 무슨 사건이 생기면 손가락을 깨물고 잠을 못 자는 성미요 잡을 범인을 잡을 때까지 잡힌 범인보담도 더 조맛증을 내는 홍 과장이라, 그들의 생각에는 오늘밤에도 집에서 잔다고 가기는 갔지마는 단 두 시간이 못 되어 자던 잠을 집어치우고 후닥닥 뛰어 날아들 줄 믿었다. 더구나 그가 없는 사이 요처요처마다 널어놓은 경계망에서 혹은 의외의 큰 고기가 걸려들런지도 모르는 법이니 잘못 서둘렀다가는 그야말로 경을 팥다발처럼 칠 판이다. 남은 형사들은 더욱 신경을 날카롭게 하고 긴장한 가운데 일초이초를 보냈다. ..

한국문학전집274: 해뜨는 지평선

현진건 | 도디드 | 1,000원 구매
0 0 454 3 0 74 2016-04-22
××제사회사 사장 박병래(朴秉來) 씨의 부부 사이에는 여러 가지 로맨스가 많았다. 이만 석 가까이 추수를 하는 그는 제 손으로 그 회사를 맨들어 가지고 그곳에 사장 노릇을 할 뿐인가, ××중학교까지 단독으로 경영하며 역시 그 학교의 교주가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하잘것없는 우리 사회에는 그의 이름이 햇발과 같이 빛났다. 그만큼 그의 한 노릇이요 그에게 관련된 일이라면 옳고 그르고 할 것 없이 말 좋아하는 세상 사람의 입길에 오르고 나리었다. 그로 말미암아 신문의 사회면이 혼잡해지기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국문학전집275: 네거리의 순이

임화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85 4 0 83 2016-04-23
네가 지금 간다면, 어디를 간단 말이냐? 그러면, 내 사랑하는 젊은 동무, 너, 내 사랑하는 오직 하나뿐인 누이동생 순이, 너의 사랑하는 그 귀중한 사내, 근로하는 모든 여자의 연인…… 그 청년인 용감한 사내가 어디서 온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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