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 | 도디드 | 5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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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30
남천(南天)이 단편소설로는 이미 출중한 역량을 보여주었지만 장편소설에 있어서는 아직 미지수인 채 명일을 기다리는 작가였었다. 그러하던 그가 세
태로부터 풍속을 돌고 가족사(家族史)에까지라는 로망 개편의 이론을 도창(導唱)하던 끝에 장편을 드디어 쓰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나로 하여금 적지
않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서 결과를 기다리게 했었다. 더우기 그의 이번 작(作)이 우리가 싫으나따나, 매일매일 이천 자 미만이라는 인색한 분량을
가지고 낯간지러운 스릴이나 흥미거리를 위조하며 독자의 비위를 맞추는 걸로 시사(是事)할 뿐, 어느결에 소설의 본의를 잊어버리고 마는 그러한 신문소설이 아니라 조선에 있어서는 첫시험으로, 단 한가지만 빼고 그 외에는 천하에 아무것에도 제약을 받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