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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따라지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34 3 0 49 2014-09-22
김유정의 단편소설이다. 지루한 한 겨울동안 꼭 옴츠려졌던 몸뚱이가 이제야 좀 녹고보니 여기가 근질근질, 저기가 근질근질. 등어리는 대구 군실거린다. 행길에 삐죽 섰는 전봇대에 다 비스듬히 등을 비겨대고 쓰적쓰적 부벼도 좋고. 왼팔에 걸친 밥통을 땅에 내려논 다음 그 팔을 뒤로 제쳐올리고 또 바른 팔로 발꿈치를 들어올리고 그리고 긁죽긁죽 긁어도 좋다.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02 2 0 61 2014-09-20
김유정의 단편소설이다. 아버지가 형님에게 칼을 던진 것이 정통을 때렸으면 그자리에 엎어질 것을 요행 뜻밖에 몸을 비켜서 땅에 떨어질 제 나는 다르르 떨었다. 이것이 십 오 성상을 지난 묵은 기억이다마는 그 인상은 언제나 나의 가슴에 새로왔다. 내가 슬플 때, 고적할 때, 제일 처음 나의 몸을 쏘아드는 화살이 이것이다. 이제로는 과거의 일이나 열 살이 채 못된 어린 몸으로 목도하였을 제, 나는 그 얼마나 간담을 졸였던가. 말뚝같이 그 옆에 서 있던 나는 이내 울음을 터치고 말았다. 극도의 놀람과 아울러 애원을 표현하기에 나의 재쭈는 거기에서 넘지 못하였던 까탁이다.

두꺼비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53 2 0 41 2014-09-20
김유정의 단편소설이다. 내가 학교에 다니는 것은 혹 시험 전날 밤새는 맛에 들렸는지 모른다. 내일이 영어시험이므로 그렇다고 하룻밤에 다 안다는 수도 없고 시험에 날 듯한 놈 몇 대문 새겨나 볼까, 하는 생각으로 책술을 뒤지고 있을 때 절컥, 하고 바깥벽에 자전거 세워 놓는 소리가 난다.

가을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62 2 0 32 2014-09-20
김유정의 단편소설이다. 내가 주재소에까지 가게 될 때에는 나에게도 다소 책임이 있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 아무리 고처 생각해봐도 나는 조곰치도 책임이 느껴지지 안는다 복만이는 제 안해를 (여기가 퍽 중요하다) 제손으로 즉접 소장사에게 팔은 것이다. 내가 그 안해를 유인해다 팔았거나 혹은 내가 복만이를 꼬여서 서루 공모하고 팔아먹은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연기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02 3 0 56 2014-09-20
김유정의 단편소설이다. 눈뜨곤 없더니 이불을 쓰면 가끔씩 잘두 횡재한다. 공동 변소에서 일을 마치고 엉거주춤히 나오다 나 는 벽께로 와서 눈이 휘둥그랬다. 아 이게 무에냐. 누 리끼한 놈이 바로 눈이 부시게 번쩍번쩍 손가락을 펴 들고 가만히 꼬옥 찔러보니 마치 갓 굳은 엿 조각처 럼 쭌득쭌득이다. 얘 이놈 참으로 수상하구나. 설마 뒤깐 기둥을 엿으로 빚어놨을 리는 없을 텐데. 주머니 칼을 꺼내들고 한 번 시험조로 쭈욱 내리어 깎아보았 다. 누런 덩어리 한쪽이 어렵지 않게 뚝 떨어진다. 그 놈을 한데 뭉쳐 가지고 그 앞 댓돌에다 쓱 문대보니 까 아아 이게 황금이 아닌가.

옥토끼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94 3 0 44 2014-09-20
김유정의 단편소설이다. 나는 한 마리 토끼 때문에 자나깨나 생각하였다. 어 떻게 하면 요놈을 얼른 키워서 새끼를 낳게 할 수 있 을까 이것이었다. 이 토끼는 하느님이 나에게 내려주 신 보물이었다. 몹시 춥던 어느 날 아침이었다. 내가 아직 꿈속에서 놀고 있을 때 어머니가 팔을 혼들어 깨우셨다. 아침잠 이 번히 늦은데다가 자는데 깨우면 괜스레 약이 오르 는 나였다. 팔꿈치로 그 손을 툭 털어 버리고,

시골 황서방 / X씨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886 3 0 48 2014-09-17
황서방이 사는 ×촌은, 그곳서 그중 가까운 도회에서 오백 칠십 리가 되고, 기차 연변에서 삼백여 리며, 국도에서 일백 오십 리가 되는, 산골 조그만 마을이었 었다. 금년에 사십여 세에 난 황서방이, 아직 양복장 이라고는 헌병과 순사와 측량기 수밖에는 못 본 만큼, 그 ×촌은 궁벽한 곳이었었다. 그리고 또한 그곳에서 십 리 안팎되는 곳은 모두 친척과 같이 지내며 밤에 마을을 서로 다니느니만치, 인가가 드문 곳이었었다. 산에서 호랑이가 내려와서 사람을 물어갈지라도, 그일 이 신문에도 안 날이만치, 외따른 곳이었었다. 돈이라 하는 것은 십 원짜리 지전을 본 것을 자랑삼느니만치, 그 동리는 생활의 위협이라는 것을 모르는 마을이었 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동리는 순..

구두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700 3 0 43 2014-09-17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흰 구두를 지어야겠는데…….” 며칠 전에 K양이 자기의 숭배자들 가운데 싸여 앉아서 혼잣말 같이 이렇게 말할 때에 수철이는 그 수수께끼를 알아챘다. 그리고 변소에 가는 체하고 나와서 몰래 K양의 해져가는 누런 구두를 들고 겨냥을 해두었다. 그런 뒤에 손을 빨리 쓰느라고 자기는 일이 있어서 먼저 실례한다고 하고 그 집을 나 서서, 그길로 바로(이 도회에서도 제일류로 꼽는) S양화점에 가서 여자의 흰 구두 한 켤레를 맞추었다. 그리하여 오늘이 그 구두를 찾을 기한 날이었다. 조반을 먹은 뒤에 주인집을 나서서(이발소에 들러서 면도나 할까 하였으나)시간이 바빠서 달음박질하다시피 구둣방까지 갔다. 구두는 벌써 되어 있었다. ..

아리사 버들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716 2 0 57 2014-09-17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어떤 날 김 장의네 집에서 볏섬들을 치우느라고 야단일 적에 최서방이 우연히 밥을 한 끼 얻어먹으러 그 집에 들어갔다. 원래 근하고 정직한 최 서방은 밥을 얻어먹은 그 은혜를 갚기 위하여 볏섬 치우는 데 힘을 도왔다. 아니, 도왔다는 것보다 오히려 최서방이 달려든 다음부터는 다른 사람들은 물러서서 최 서방의 그 무서운 힘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최 서방은 그 집에 머슴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최 서방은 마흔두 살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40여 년이라는 최 서방의 생애는 몹시 단조하고도 곡절 많은 생애였다. 여남은 살에 어버이를 다 여의고 그때부터 그는 독립 한 생활을 시작하였다...

박첨지의 죽음

김동인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54 3 0 41 2014-09-15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박 첨지의 늙은 내외가 공동묘지를 떠나서 제 집 ─ 제 움막으로 향한 것은 거의 황혼이 되어서였읍니다. 그들은 오늘 자기네의 외아들 만득이를 이 공동묘지에 묻었읍니다. 마흔다섯에 나서 낳은 아들, 그리고 이십오 년간을 기른 아들, 지금은 그들의 보호 아래서 떠나서 오히려 그들을 부양하고 보호하여 주던 장년의 외아들 만득이를 땅속에 묻었읍니다. 그리고 지금 돌아가는 길이외다. 그들은 말없이 걸었읍니다. 한 번도 뒤를 돌아본 일도 없었읍니다. 박 첨지는 앞서고, 그의 늙은 안해는 서너 걸음쯤 뒤서서 머리를 푹 수그린 채 앞으로 앞으로 걸었읍니다. 사면을 살펴보지조차 않았읍니다. 한 마디의 말도 사괴지 않았읍니다. 십 리쯤 와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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