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767

별을 안거든 우지나 말걸

나도향 | 도디드 | 1,000원 구매
0 0 630 2 0 62 2014-08-15
나도향의 단편소설이다. 그날도 그 전날과 같이 고개를 숙이고 무엇을 생각하였는지 몽롱한 의식 속에 C동 R의 집에를 갔었나이다. R는 여전히 나를 보더니 반가와 맞으면서 그의 파리한 바른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여 주었나이다. 저는 그의 집에 들어가 마루 끝이 앉으며, 『오늘도 또 자네의 집 단골 나그네가 되어 볼까?』하고 구두끈을 끄르고 방안으로 들어가 모자를 벗어 아무 데나 홱 내던지며 방바닥에 가 펄썩 주저 앉았다가 그의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어 담배 한 개를 꺼내어 피워 물었나이다. 바닷가에서는 거의 거의 그쳐 가는 가늘은 눈이 사르락사르락 힘없이 떨어지고 있었나이다. 그때 R의 얼굴은 어째 그전과 같이 즐겁고 사념(邪念) 없는 빛이 보이지 않고 제가 주는 농담에..

황소와 도깨비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91 2 0 86 2014-08-13
이상의 단편소설이다. 어떤 산골에 돌쇠라는 나무 장사가 살고 있었읍니다. 나이 삼십(三十)이 넘도록 장가도 안 가고 또 부모도 일가 친척도 없는 혈혈 단신이라 먹을 것이나 있는 동안은 핀둥 핀둥 놀고 그리다가 정 궁하면 나무를 팔러 나갑니다. 어디서 해오는지 아름드리 장작이나 솔나무를 황소 등에다 듬뿍 싣고 장터나 읍으로 팔러 갑니다. 아침 일찌기 해도 뜨기 전에 방울 달린 소를 끌고 이려 이려‥‥‥ 딸랑 딸랑‥‥‥ 이려 이려ㅡ 이렇게 몇 십(十)리씩 되는 장터로 읍으로 팔릴 때까지 끌고 다니다가 해 저물녘이라야 겨우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지팽이 역사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52 2 0 77 2014-08-13
이상의 단편소설이다. 아침에 깨이기는 일찍 깨었다는 증거로 닭 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또 생각하면 여관으로 돌아오기를 닭이 울기 시작한 후에 - 참 또 생각하면 그 밤중에 달도 없고 한 시골길을 닷마장이나 되는 읍내에서 어떻게 걸어서 돌아왔는지 술을 먹어서 하나도 생각이 안나지만 둘이 걸어오면서 S가 코를 곤 것은 기억합니다.

12월 12일

이상 | 도디드 | 2,000원 구매
0 0 654 2 0 27 2014-02-16
이상의 소설이다. 나의 지난날의 일은 말갛게 잊어 주어야하겠다. 나조차도 그것을 잊으려 하는 것이니 자살[1]은 몇 번이나 나를 찾아왔다. 그러나 나는 죽을 수 없었다. 나는 얼마 동안 자그마한 광명을 다시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전연 얼마 동안에 지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또 한 번 나에게 자살이 찾아왔을 때에 나는 내가 여전히 죽을 수 없는 것을 잘 알면서도 참으로 죽을 것을 몇 번이나 생각하였다. 그만큼 이번에 나를 찾아온 자살은 나에게 있어 본질적[2]이요, 치명적[3]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전연 실망 가운데 있다. 지금에 나의 이 무서운 생활이 노[4] 위에 선 도승사[5]의 모양과 같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도 ..

휴업과 사정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39 2 0 37 2014-02-16
이상의 단편소설이다. 삼년전이보산과SS와 두사람사이에 끼어들어앉아있었다. 보산에게다른갈길이쪽을가르쳐주었으며 SS에게다른 갈길저쪽을가르쳐주었다. 이제담하나를막아놓고이편과저편에서 인사도없이그날그날을살아가는보산과SS사람의 삶이어떻게하다 가는가까워졌다. 어떻게하다가는 멀어졌다이러는 것이 퍽재미있었다. 보산의마당을 둘러싼담어떤점에서 부터수직선을 끌어놓으면그선위에SS의방의들창이있고 그들창은 그담의매앤꼭대기보다도 오히려한자와가웃을 더 높이나있으니까SS가들창에서 내어다보면 보산의마당이환히들여다보이는것을 보산은 적지아니화를내며 보아지내왔던 것이다. SS는 때때로 저의들창에매어달려서는 보산의마당의임의의한점에 춤을배앝는버릇을 한두번아니내애는것을 보산은SS가들키는것을 본적도있고 못본적..

지주회시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711 2 0 100 2014-02-16
이상의 단편소설이다. 그날 밤에 그의 안해가 층계에서 굴러 떨어지고-- 공연히 내일 일을 글탄 말라고 어느 눈치 빠른 어른이 타일러 놓셨다. 옳고 말고다. 그는 하루치씩만 잔뜩 산(生)다. 이런 복음에 곱신히 그는 벙어리(속지 말라) 처럼 말(言)이 없다. 잔뜩 산다. 안해에게 무엇을 물어보리요? 그러니까 안해는 대답할 일이 생기지 않고 따라서 부부는 식물처럼 조용하다. 그러나 식물은 아니다. 아닐 뿐 아니라 여간 동물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이 귤 궤짝 만한 방안에 무슨 연줄로 언제부터 이렇게 있게 되었는지 도무지 기억에 없다. 오늘 다음에 오늘이 있는 것. 내일 조금 전에 오늘이 있는 것. 이런 것은 영 따지지 않기로 하고 그저 얼마든지 오늘 오늘 오늘..

단발 김유정론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61 3 0 70 2014-08-12
이상의 단편소설인 단발/ 김유정론이다. 그는 쓸데없이 자기가 애정의 거자(遽者)인 것을 자랑하려 들었고 또 그러지 않고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공연히 그는 서먹서먹하게 굴었다. 이렇게 함으로 자기의 불행에 고귀한 탈을 씌워 놓고 늘 인생에 한눈을 팔자는 것이었다. 이런 그가 한 소녀와 천변(川邊)을 걸어가다가 그만 잘못해서 그의 소녀에게 대한 애욕을 지껄여 버리고 말았다. 여기는 분명히 그의 음란한 충동 외에 다른 아무런 이유도 없다. 그러나 소녀는 그의 강렬한 체취와 악의의 태만에 역설적인 흥미를 느끼느라고 그냥 그저 흐리멍텅하게 그의 애정을 용납하였다는 자세를 취하여 두었다. 이것을 본 그는 곧 후회하였다. 그래서 그는 이중의 역어를 구사하여 ..

종생기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09 2 0 50 2014-08-12
이상의 단편소설이다. 극유산호(○遺珊瑚)ㅡ요 다섯자(字) 동안에 나는 두자(字) 이상(以上)의 오자(誤字)를 범(犯)했는가 싶다. 이것은 나 스스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워할 일이겠으나 인지(人智)가 발달해가는 면목(面目)이 실로 약여(躍如)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 산호(珊瑚) 채찍을랑 꽉 쥐고 죽으리라. 네 폐포파립(廢袍破笠) 위에 퇴색(褪色)한 망해(亡骸) 위에 봉황(鳳凰)이 와 앉으리라. 나는 내「종생기(終生記)」가 천하(天下) 눈 있는 선비들의 간담(肝膽)을 서늘하게 해 놓기를 애틋이 바라는 일념(一念) 아래 이만큼 인색(吝嗇)한 내 맵시의 절약법(節約法)을 피력(披瀝)하여 보인다.

환시기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16 2 0 29 2014-02-17
이상의 단편소설이다. 암만 봐두 여편네 얼굴이 왼쪽으로 좀 삐뚜러징 거 같단 말야 싯? 결혼한 지 한 달쯤 해서. 처녀가 아닌 대신에 고리끼 전집을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독(讀)파했다는 처녀 이상의 보배가 송(宋)군을 권(勸)하게 하였고 지금 송(宋)군의 은근한 자랑거리리라. 결혼하였으니 자연 송(宋)군의 서가(書架)와 부인 순영 씨(이 순영이라는 이름짜 밑에다 씨(氏)짜를 붙이지 않으면 안 되는 지금 내 가엾은 처지가 말하자면 이 소설을 쓰는 동기지)의 서가가 합병할밖에―합병을 하고 보니 송(宋)군의 최근에 받은 고리끼 전집과 순영 씨의 고색창연한 고리끼 전집이 얼렸다. 결혼한 지 한 달쯤 해서 송(宋)군은 드디어 자기가 받은 신(新)판 ..

공포의 기록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67 2 0 74 2014-02-16
이상의 단편소설이다. 생활, 내가 이미 오래 전부터 생활을 갖지 못한 것을 나는 잘 안다. 단편적으로 나를 찾아오는 ‘생활 비슷한 것’도 오직 ‘고통’이란 요괴뿐이다. 아무리 찾아도 이것을 알아줄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무슨 방법으로든지 생활력을 회복하려 꿈꾸는 때도 없지는 않다. 그것 때문에 나는 입때 자살을 안 하고 대기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 이렇게 나는 말하고 싶다만. 제2차의 각혈이 있은 후 나는 어슴푸레하게나마 내 수명에 대한 개념을 파악하였다고 스스로 믿고 있다. 그러나 그 이튿날 나는 작은어머니와 말다툼을 하고 맥박 125의 팔을 안은채, 나의 물욕을 부끄럽다 하였다. 나는 목을 놓고 울었다. 어린애같이 울었다. 남 보..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