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 | 도디드 | 1,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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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3
현진건의 단편소설이다.
"자네 음악회 구경 아니 가려나?"
저녁 먹던 맡에 상춘(相春)은 학수(學洙)를 꼬드겼다. 상춘은 사내보다 여자에 가까운 얼굴의 남자였다. 분을 따고 넣은 듯한 살결, 핏물이 도는 듯한 붉은 입술, 초승달 모양 같은 가늘고도 진한 눈썹, 은행 꺼풀같은 눈시울――여자라도 여간 어여쁜 미인이 아니리라. 그와 정반대로 학수의 얼굴은 차마 볼수 없이 못생긴 얼굴이었다.
살빛이 검기란 아프리카의 흑인인가 의심할 만하다. 조금 거짓말을 보태면 귀까지 찢어졌다고 할 수 있는 입, 장도리나 무엇으로 퍽퍽 찍어서 내려앉힌 콧대, 광대뼈는 불거지고, 뺨은 후벼 파놓은 듯 그 우툴두툴한 품이 마치 천병만마가 지나간 고전 전쟁터와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