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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을 읽으며: 병상의 생각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26 2 0 50 2019-04-19
김유정의 수필이다. 病床[병상]의 생각 사람! 사람! 그 사람이 무엇인지 알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내가 모르고, 나의 누구임을 당신이 모르는 이것이 혹은 마땅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나와 당신이 언제 보았다고, 언제 정이 들었다고 감히 안다 하겠읍니까. 그러면 내가 당신을 한개의 우상(偶像)으로 숭배하고, 그리고 나의 모든 채색(彩色)으로 당신을 분식(粉飾)하였든 이것이 또한 무리 아닌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물론 나의 속단(速斷)입니다. 허나 하여간 이런 결론을 얻은걸로 처 두겠읍니다. 나는 당신을 진실로 모릅니다. 그러기에 일면식도 없는 당신에게, 내가 대담히 편지를 하였고, 매일과가치 그회답이 오기를 ..

한국문학을 읽으며: 오월의 산골짜기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438 2 0 53 2019-04-18
五月[오월]의 산골작이 나의故鄕[고향]은 저 江原道[강원도] 산골이다. 春川邑[춘천읍]에서 한 二十里假量[이십리가량] 山[산]을끼고 꼬불꼬불 돌아 들어가면 내닷는 조고마한 마을이다. 앞뒤左右[좌우]에 굵찍굵찍한 山[산]들이 빽 둘러섯고 그속에 묻친 안윽한 마을이다. 그山[산]에 묻친 模樣[모양]이 마치 옴푹한 떡시루 같다하야 洞名[동명]을 실레라 부른다. 집이라야 大槪[대개] 씨러질듯한 헌 草家[초가]요 그나마도 五十戶[오십호]밖에 못되는 말하자면 아주貧弱[빈약]한 村落[촌락]이다.

한국문학을 읽으며: 전차가 희극을 낳아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49 2 0 50 2019-04-18
電車[전차]가 喜劇[희극]을 낳어 첫여름 밤의 해맑은 바람이란 그 觸覺[촉각]이 極[극]히 肉感的[육감적]이 다. 그러므로 가끔 가다가는 우리가 뜻하지 않엇든 그럼 이상스러운 作亂[작난]까지 할적이 있다. 淸凉里驛 [청량리역]에서 東大門[동대문]으로 向[향]하야 들어오는 電車線路[전차선로] 양편으로는 논밭이 늘려놓인 피언한 버덩으로 밤이 들며는 얼뜬 시골을 聯想[연상]케 할만치 閑暇[한가]로운 地帶[지대]다. 더욱이 午後[오후] 열한點[점]을 넘게되면 自轉車[자전차]나 거름구루마 或[혹]은 어쩌다 되는대로 醉[취]하야비틀거리는 酒酊軍外[주정군외]에는 人跡[인적]이 끊지게된다.

한국문학을 읽으며: 네가 봄이런가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89 2 0 67 2019-04-18
나에게는 아츰이고 저녁이고 구별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수면을 잃어버린지 이미 오랬다. 밤마다 뒤숭숭한 몽마의 조롱을 받는 것으로 그날그날의 잠을 때인다. 그러나 이나마 내가 마대서는 아니되리라. 제때가 돌아오면 굴복한 죄인과도 같이 가만히 쓰러져서 처분만 기다린다. 이렇게 멀뚱히 누워 있노라니 이불 속으로 갸냘픈 콧노래가 나직하게 흘려든다. 노래란 가끔 과거의 미적 정서를 재현시키는, 극히 행복스런 추억이 될 수 있다. 귀가 번쩍 뜨여 나는 골몰히 경청한다. 그러나 어느덧 지난날의 건강이 불시로 그리워짐을 깨닫는다. 머리까지 뒤여쓴 이불을 주먹으로 차던지며

한국문학을 읽으며: 밤이 조금만 짧았다면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69 2 0 51 2019-04-18
金兄께 심히 놀랍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일이 막막할 수가 없습니다. 울어서 조금이라도 이 답답한 가슴이 풀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울 것 같습니다. 이것은 나의 이 사실을 인편으로 듣고 너무도 놀란 마음에 황황이 뛰오려 하였으나, 때마침 자기의 아우가 과한 객혈로 말미암아 정신없이 누웠고, 그도 그렇건만 돈 없어 약 못 쓰니 형된 마음에 좋을 리 없을 테니, 이럴까 저럴까 양난지세(兩難之勢)로 그 앞에 우울히 지키고만 앉았는 그 동무의 편지였다.

한국문학을 읽으며: 연기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238 2 0 40 2019-04-17
눈뜨곤 없더니 이불을 쓰면 가끔씩 잘두 횡재한다. 공동 변소에서 일을 마치고 엉거주춤히 나오다 나 는 벽께로 와서 눈이 휘둥그랬다. 아 이게 무에냐. 누 리끼한 놈이 바로 눈이 부시게 번쩍번쩍 손가락을 펴 들고 가만히 꼬옥 찔러보니 마치 갓 굳은 엿 조각처 럼 쭌득쭌득이다. 얘 이놈 참으로 수상하구나. 설마 뒤깐 기둥을 엿으로 빚어놨을 리는 없을 텐데. 주머니 칼을 꺼내들고 한 번 시험조로 쭈욱 내리어 깎아보았 다. 누런 덩어리 한쪽이 어렵지 않게 뚝 떨어진다. 그 놈을 한데 뭉쳐 가지고 그 앞 댓돌에다 쓱 문대보니 까 아아 이게 황금이 아닌가. 엉뚱한 누명으로 끌려가 욕을 보던 이 황금, 어리다는 이유로 연흥이에게 고랑 땡을 먹던 이 황금, 누님에게 그 구박을 다..

한국문학을 읽으며: 야앵

김유정 | 도디드 | 1,000원 구매 | 500원 7일대여
0 0 244 2 0 26 2019-04-16
향기를 품은 보드라운 바람이 이따괌리 볼을 스쳐 간다. 그럴 적마다 똔잎은 하나, 둘 곽라당괄가당 공 중을 날며 혹은 머리 위고 혹은 옷고름에 사뿐 얹히 기도 한다. 가지가지 나무들 새에 끼여 있는 전등도 밝거니와 피 광선에 아련히 비치어 연분흥 막이나 벌 여 논 듯, 활짝 피어 벌어진 팥들도 곯기도하다. (아이구 ! 꽃도 너닥 피니까 어지럽관 ! ) 경자는 여러 사람플 틈에 끼여 사뚜라나무 델을 거 닐다가 우인히도 콧등에 스치려는 꼴 한 송이를 똑 따들고 한번 느긋하도록 맡아본다. 맡으면 맡을수록 가슴속은 후련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취하는 둔싶다. 둬서너 번 더 코에 들여대다가 이번에는, 「애 ! 이 꽃 좀 맡아 봐」 하고 옆에 따르는 영애 의 코밑에..

한국문학을 읽으며: 옥토끼

김유정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1,996 2 0 42 2019-04-16
나는 한 마리 토끼 때문에 자나깨나 생각하였다. 어 떻게 하면 요놈을 얼른 키워서 새끼를 낳게 할 수 있 을까 이것이었다. 이 토끼는 하느님이 나에게 내려주 신 보물이었다. 몹시 춥던 어느 날 아침이었다. 내가 아직 꿈속에서 놀고 있을 때 어머니가 팔을 혼들어 깨우셨다. 아침잠 이 번히 늦은데다가 자는데 깨우면 괜스레 약이 오르 는 나였다. 팔꿈치로 그 손을 툭 털어 버리고, 「아이 참 죽겠네.」 골을 이렇게 내자니까,

한국문학을 읽으며: 생의 반려

김유정 | 도디드 | 1,000원 구매 | 500원 7일대여
0 0 2,036 2 0 24 2019-04-16
등무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을지 않은 일일는지 모른다마는 나는 이 이야기를 부득이 시작하지 아니치 못할 그런 동기를 갖게 되었다. 왜냐하면 명렬군의 신변에 어떤 불행이 생겼다면 나는 큰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현재 그는 완전히 타락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의 타락을 거들어 준, 일테면 조력자쫌 되고 만 폭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단순히 나의 변명만도 아닐 것이다. 또한 나의 사랑하는 동무, 명렬군을 위하여 창다운 생의 기륵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그것은 바로 4월 스무 이렛날이었다. 내가 밤중에 명렬군을 찾아간 이유는(하지만 이유랄 건 없고 다만) 잠간 만나보고 싶었다. 그의 집도 역시 사직동이고 우리집과 불과 50여 간 상거밖에 안된다. 그..

한국문학을 읽으며: 슬픈 이야기

김유정 | 도디드 | 1,000원 구매 | 500원 5일대여
0 0 288 2 0 35 2019-04-16
암만 때렸단대도 내 계집을 내가 쳤는 데야 네가 하고 덤비면 나는 참으로 할말이 없다. 하지만 아무리 제 계집이기로 개잡는 소리를 가끔 치게 해가지고 옆 집 사람까지 불안스럽게 구는 이것은 넉넉히 내가 꾸 짖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일테면 내가 안해를 가졌다 하고 그리고 나도 저와 같이 안해와 툭축거릴 수 있다면 흑 모르겠다. 장가를 들었어도 얼마든지 퐁 을 수 있을 만치 나이가 그토록 지났는데도 어쩌는 수 없이 삭월셋방에서 이렇게 흘로 등글등글 지내는 놈을 옆방에다 두고 저회끼리만 내외가 투닥투닥하고 또 끼익, 끼익, 하고 이러는 것은 색 잘못된 생각이다. 요즈음 같은 쓸쓸한 가을철에는 웬 셈인지 자꾸만 슬 퍼지고 외로와지고 이래서 밤잠이 제대로 와 주지 않 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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