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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진뒤

최서해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710 2 0 65 2014-07-04
최서해의 단편소설이다. 닭은 두 홰째 울었다. 모진 비바람 속에 울려 오는 그 소리는 별다른 세상의 소리 같았다. 비는 그저 몹시 퍼붓는다. 급하여 가는 빗소리와 같이 천장에서 새어 내리는 빗방울은 뚝뚝, 뚝뚝 먼짓구덩이 된 자리 위에 떨어진다. 그을음과 빈대 피에 얼룩덜룩한 벽은 새어 내리는 비에 젖어서 어스름한 하늘에 피어오르는 구름발 같다. 우우 하고 불어오는 바람에 몰리는 빗발은 간간이 쏴― 하고 서창을 들이쳤다. "아이구 배야! 익힝 응 아구 나 죽겠소!" 윤호의 아내는 몸부림을 치면서 이를 빡빡 갈았다. 닭 울 때부터 신음하는 그의 고통은 점점 심하여졌다. 두 손으로 아랫배를 누르고 비비다가도 그만 엎드러져 깔아 놓은 짚과 삿자리를 박박 긁..

백금

최서해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28 2 0 33 2014-07-04
최서해의 단편소설이다. 나는 더 참을 수 없다. 그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나는 나도 알 수 없는 힘에 지배되어 팔을 벌리고 눈을 뜨면서 벌떡 일어난다. 결국 굳센 내 두 팔에 잔뜩 안긴 것은 나를 덮었던 이불이다. 내 눈앞에는 으스름한 창문이 보일 뿐이다. 나는 한숨을 휴 쉬었다. 지금 그것이 허깨비인 줄 모르는 것이 아니로되, 그래도 무엇이 보일 듯하고, 무엇이 들릴 듯하게 마음에 켕긴다. “백금아! 백금아! 백금아…….” 나는 나도 알 수 없이 구석을 노려보면서 나직이 불렀다. 보이기는 무엇이 보이며, 들리기는 무엇이 들려? 으슥한 구석에 걸린 의복이 점점 환하게 보이고 창을 스치는 쌀쌀한 바람 소리만 그윽할 뿐이다. “흥! 내가 미..

기아와 살육

최서해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41 2 0 51 2014-07-04
줄거리: 경수는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세 살 난 딸 학실이를 데리고 사는 가장이다.그러나 직업이 없다. 그래서 집안 형편이 어렵다. 집세를 낼 방법이 없고,아내는 풍(風)으로 앓고 있다. 이런 자신의 사정이 자기 탓인 것도 같고, 사회의 부조리 때문인 것도 같아서 화가 난다. 아내의 증세가 심해지자 의사를 부르지만 돈이 없으므로 막막하다. 의사는 그의 사정을 파악하고 돈은 나중에 갚아도 좋다며 계약서를 써 준다. 아내는 좀 나아졌지만, 약국에서 약을 짓지 못하고 돌아온다. 그런데 어머니가 밖에 나갔다가 다른 사람의 등에 업혀서 돌아온다. 중국인 집의 개에게 물린 것이다. 그것을 본 아내는 다시 풍증이 일어나고, 학실이는 아무 것도 모르고 할..

추월색

최찬식 | 도디드 | 1,500원 구매
0 0 713 2 0 48 2014-08-02
최찬식 ( 崔瓚植 )이 지은 신소설. 1912년 회동서관 ( 匯東書館 )에서 간행하였다. 1900년대 초기 개화된 젊은이들의 애정을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일본·만주·영국까지 확대된 무대 안에 전개시킨 전형적인 애정신소설이다. 김승지의 아들 영창과 옆집에 사는 이시종의 딸 정임은 어려서 정혼한 사이로서, 매우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영창이 열살 때 그의 아버지가 평안도 초산 군수로 간 뒤 민란(民亂)으로 인하여 소식이 끊기자, 정임의 부모는 정임을 딴곳으로 시집보내려 한다. 이에 집을 나온 정임은 온갖 고난 끝에 일본에서 여학교를 마친다. 한편, 초산에서 김승지 내외는 난민에게 붙잡혀가고 부모를 찾아 헤매던 영창은 강가에 쓰러지는데,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영국인 자..

박돌의 죽음

최서해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1,166 2 0 105 2014-08-02
이 작품은 1925년 <조선문단>에 발표된 단편소설로, 궁핍한 삶의 처절한 체험이 반영되어 있어 그의 작품 경향인 <신경향파> 문학 의식이 깊이 있게 투영되어 있다. 특히, 1920년대 경향 소설들의 대체적인 주제인 기아와 살육, 방화 등 현실의 처참한 생활상이 이 작품에도 사실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이 작품은 <기아와 살육>과 함께 이러한 당시 경향 문학의 전형적인 유형의 소설로 꼽힌다. <박돌의 죽음>이라는 제명(題名)에서 보여 주듯이 이 소설은 박돌의 죽음을 중심 구조로 하면서 고난에 찬 하층 생활인들의 저항과 반항을 주제로 한다. 이러한 처절한 삶에 밀착된 반항과 저항은 바로 가진 자들의 비도덕성과 비인간적 태도에 정면으로 반항하는, 당대 하층민들의 삶의 ..

지도의 암실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15 2 0 50 2014-07-08
작품해설: <지도의 암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상문학의 발아점으로 간주되기에 손색이 엇다. 우선 독자의 기대지평을 훌쩍 넘어서는 이상문학 특유의 난해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구문론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문장을 구사하고 정상적 문법을 교란하며 근원적 차원에서 기존의 문법체계에 이의를 제기한다. 또 지나친 비약을 내장한 비유는 기표와 기의 사이에 일대일 대응관계를 허물어뜨림으로써 해석의 다의성을 낳는다. 그것은 기존의 문학적 관례와 담련의 질서에 위배되는 특이하고 이질적인 서사의 구성방식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지도의 암실>은 색다른 서사적 배치와 수사를 통해 이전에 없던 독특한 인식과 표상을 창출하는 헤테로토피아적 성격을 띠고 있다.

동해

이상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93 2 0 79 2014-07-08
이상의 단편소설이다. 촉각이 이런 정경을 도해(圖解)한다. 유구한 세월에서 눈뜨니 보자, 나는 교외 정건(淨乾)한 한 방에 누워 자급자족하고 있다. 눈을 둘러 방을 살피면 방은 추억처럼 착석한다. 또 창이 어둑어둑하다. 불원간 나는 굳이 지킬 한 개 슈트케이스를 발견하고 놀라야 한다. 계속하여 그 슈트케이스 곁에 화초처럼 놓여 있는 한 젊은 여인도 발견한다. 나는 실없이 의아하기도 해서 좀 쳐다보면 각시가 방긋이 웃는 것이 아니냐. 하하, 이것은 기억에 있다. 내가 열심으로 연구한다. 누가 저 새악시를 사랑하던가! 연구중에는, "저게 새벽일까? 그럼 저묾일까?" 부러 이런 소리를 했다. 여인은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하더니 또 방긋이 웃..

먼동이 틀때

최서해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52 2 0 73 2014-07-07
최서해의 단편소설이다. 짧으나짧은 여름밤을 빈대 모기 벼룩에게 쪼들려서 받아주는 사람도 없는 화증과 비탄으로 앉아 새다시피 한 허준이는 가까스로 들었던 아침잠조차 앵앵거리고 모여드는 파리떼로 흔들리고 말았다. 그러지 않아도 남의 집에서 자는 잠이니까 늦잠을 잘 수는 없는 일이지만 화나는 양으로 말하면 그놈의 파리를 모조리 잡아서 모가지를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 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도 생각하면 소용없는 짓이려니와 되지도 않을 일이니까 그는 하는 수 없이 찌긋찌긋한 몸을 뒤틀면서 일어나 앉았다. 벌겋게 충혈된 눈을 비비면서 창문 밖을 내다보니 아침 햇볕은 벌써 마당에 쫙 퍼졌다. 그는 뒤가 다 나간 양말을 집어 신고 일어서서 허리끈을 바로 매었다. 고의적..

홍염

최서해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676 2 0 56 2014-07-06
1927년 <조선 문단>에 발표된 단편 소설. 1920년대 겨울, 백두산 서북편 서간도에 있는 바이허[白河]라는 곳을 중심 배경으로, 중국인 지주 '인가[殷哥]'에게 착취당하는 조선인 소작농의 울분과 저항을 그린 신경향파 소설이다. 빈곤과 민족적 대립의 문제가 중심 갈등 요인이 되고 있으며, 특히 결말의 방화와 살인은 신경향파 소설의 전형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다. 1920년대 한국 문학의 중요한 일부를 차지하는 것이 <신경향파> 문학이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시작된 계급주의 사상이 일본을 통해 우리 나라에 유입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문학 운동이 전개되었는데 이것이 신경향파 문학이다. <신경향파> 문학의 특징은 첫째, 소재를 궁핍한 데서 찾은 것..

갈등

최서해 | 도디드 | 500원 구매
0 0 552 2 0 67 2014-07-06
최서해의 단편소설이다. 봄날같이 따스하고 털자리같이 푸근한 기분을 주던 이른 겨울 어떤 날 오후이었다. 일주일 전에 우리 집에서 떠나간 어멈의 엽서를 받았다. 이날 오후에 사에서 나오니 문간에 배달부가 금방 뿌리고 간 듯한 편지 석 장이 놓였는데 두 장은 봉서이었고 한 장은 엽서이었다. 봉서 중 한 장은 동경 있는 어떤 친구의 글씨였고 한 장은 내 손을 거쳐서 어떤 친구에게 전하라는 가서(家書)이었다. 나머지 엽서 한 장은 내 눈에 대단히 서투른 글씨였다. 수인란에 ‘경성 화동 백 번지 박춘식씨(京城花洞 百番地朴春植氏)’이라고 내 이름과 주소 쓴 것을 보아서는 내게 온 것이 분명한데 끝이 무딘 모필에 잘 갈지도 않은 수묵을 찍어서 겨우 성자(成字)한 글씨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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