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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근해

2019 한국근대문학선

1930년 1월《조선강단》에 발표한 이효석의 단편소설. 이 소설은 1931년 동지사(同志社)에서 간행한 이효석의 단편집《노령근해》의 표제작이며, 초기 동반자적 성향을 드러낸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이 소설은 러시아를 향해 가는 여객선을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등장인물도 없고, 서사의 골격이 될 만한 사건도 없다. 일정한 주인공을 내세우지 않고 하나의 사건이나 뚜렷한 이야기의 전개도 없이 서술자의 눈에 비친 선상의 상황과 바다의 정경만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배가 가는 곳은 ‘부자도 없고 가난한 사람도 없고 다 같이 살기 좋은 나라인 북국, 즉 러시아’이다. 혁명 후 공산사회를 이룩했다는 러시아를 향해 가는 배 안의 모습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선상에서는 두만..
1930년 1월《조선강단》에 발표한 이효석의 단편소설. 이 소설은 1931년 동지사(同志社)에서 간행한 이효석의 단편집《노령근해》의 표제작이며, 초기 동반자적 성향을 드러낸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이 소설은 러시아를 향해 가는 여객선을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등장인물도 없고, 서사의 골격이 될 만한 사건도 없다. 일정한 주인공을 내세우지 않고 하나의 사건이나 뚜렷한 이야기의 전개도 없이 서술자의 눈에 비친 선상의 상황과 바다의 정경만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배가 가는 곳은 ‘부자도 없고 가난한 사람도 없고 다 같이 살기 좋은 나라인 북국, 즉 러시아’이다. 혁명 후 공산사회를 이룩했다는 러시아를 향해 가는 배 안의 모습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선상에서는 두만강 하구를 건너고 국경선을 넘어 노령 연해의 잇단 산봉우리들이 평화롭게 바라다 보인다. 그러나 이 배 위에서는 육지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빈부의 격차가 현격히 드러난다. 즉 넘치는 음식과 술, 달빛이 어우러진 갑판 위의 살롱은 마치 선경(仙境)에라도 온 듯하다. 그러나 갑판에서 몇 길이나 아래에 있는 초열과 암흑의 기관실은 지옥의 세계이다. 일등 선실의 승객들은 살롱에서 주권(株券)과 미두(米豆) 이야기로 여념이 없다. 반면 기관실에서 일하는 화부들의 고역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다. 기관실 석탄고 속에 숨어 있는 밀항 청년은 살롱 보이가 몰래 가져다주는 음식으로 겨우 지탱해 나간다. 삼등 선실에는 돈 벌러 가는 사람, 돈벌이 좋은 항구를 찾아가는 여인, 노서아어 회화책을 외우고 있는 청년 등 북국에 대한 꿈과 동경에 차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갑판 위에서 무언가를 얘기하던 마우재(러시아인)와 대모테 청년도 삼등 선실로 내려온다. 배는 어둠 속을 가르며 항해를 계속한다.

이 작품은 이효석이 이후에 발표한 단편소설 「상륙」, 「북국(北國) 사신(私信)」 등과 더불어 소위 3부작으로 일컬을 만한 작품이다. 러시아에 대한 강한 동경과 빈부의 차에 대한 폭로 등 이효석 초기소설의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효석은 경성제일고보(현 경기고등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이때 만난 친구로는 영문학자이자 법학자이며 제헌국회에서 헌법을 기초하는데 참여한 유진오, 해방후 초대~5대 국회의원을 연임한 5선 국회의원이자 자유당의 온건파 정치인 이재학이 있었다. 이들은 그의 경성고등보통학교와 경성제국대학 역문과 동문으로 졸업 후에도 그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에 단편 《도시와 유령》이 발표됨으로써 동반자작가(同伴者作家)로 데뷔하였다. 계속해서 《행진곡(行進曲)》, 《기우(奇遇)》 등을 발표하면서 동반작가를 청산하고 구인회(九人會)에 참여, 《돈(豚)》, 《수탉》 등 향토색이 짙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젊은 시절의 그는 '가난뱅이 작가'였다. 그는 돈없이 자신의 가난하고 빈한한 처지를 스스로 '가난뱅이 작가'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가난뱅이 작가였던 이효석은 경성 토호 집안이었던 처가에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백방으로 직업을 구했다. 중학 시절 은사가 주선해준 취직 자리는 조선총독부 경무국 검열계였다. 문인들의 작품을 사전 검열하는 곳이다. 동료들의 지탄이 빗발쳤다. 결국 이효석은 열흘 만에 조선총독부를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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