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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을 읽으며: 금전 철포 저주

선이 무엇이며, 악이 무엇이냐? 인(人)을 구제함이 선이라 하면, 선의 소극방면, 곧 인을 구제치 안 함이 악이며, 인을 살해함이 악이라 하면, 악의 소극방면, 곧 인을 살해치 안함이 선이니라. 인을 구하려면 금전의 힘이 최대니, 그러면 적극적으로 선을 하든지 소극으로 악을 함이 오직 금전의 힘을 가진 자의 일이 아니냐. 인을 살해하려면 철포(鐵砲)의 힘이 최대이니, 그러면 적극적으로 악을 하거나 소극으로 선을 함이 오직 철포의 힘을 가진 자의 일이 아니냐. 금전이나 철포의 힘이 없는 자이면, 적극으로 선을 할 수 없는 동시에 소극의 악은 명사도 붙일 데 없으며, 적극으로 악을 할 수 없는 동시에 소극의 선은 명사도 붙일 데가 없으니, 이것이 선도 없고 악도 없는 유가(儒家)의 그 소위 ‘선천(先天)’의..
선이 무엇이며, 악이 무엇이냐? 인(人)을 구제함이 선이라 하면, 선의 소극방면, 곧 인을 구제치 안 함이 악이며, 인을 살해함이 악이라 하면, 악의 소극방면, 곧 인을 살해치 안함이 선이니라.
인을 구하려면 금전의 힘이 최대니, 그러면 적극적으로 선을 하든지 소극으로 악을 함이 오직 금전의 힘을 가진 자의 일이 아니냐. 인을 살해하려면 철포(鐵砲)의 힘이 최대이니, 그러면 적극적으로 악을 하거나 소극으로 선을 함이 오직 철포의 힘을 가진 자의 일이 아니냐.
금전이나 철포의 힘이 없는 자이면, 적극으로 선을 할 수 없는 동시에 소극의 악은 명사도 붙일 데 없으며, 적극으로 악을 할 수 없는 동시에 소극의 선은 명사도 붙일 데가 없으니, 이것이 선도 없고 악도 없는 유가(儒家)의 그 소위 ‘선천(先天)’의 사람이 아니냐.
신채호는 젊은 시절 애국 계몽 운동가로서 주로 언론 저술 활동에 종사했고, 일제하에서는 러시아, 만주, 베이징, 상하이 등지에서 망명 생활을 하며 독립운동가로서 활약했다. 또한 사학자로서 한평생 ‘민족’과 ‘역사’를 화두로 당시 국정과 일본의 불의를 통렬히 비판하며 조선 민중의 혼을 깨우는 데 앞장섰다. 그는 만주와 시베리아의 수많은 유적지들을 직접 돌아다니고 수많은 사료들을 접하면서 우리 고대사(고조선, 부여, 고구려)의 많은 부분이 왜곡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역사에 영혼이 있다면 처참해서 눈물을 뿌릴 것”이라고 통탄했다. 그가 민족 독립과 민중 해방을 위한 방편으로 아나키스트 운동에 투신하게 되면서 독립운동에 있어서 그에 대한 평가는 조금씩 엇갈리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행동하는 지성인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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