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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을 읽으며: 오월의 산골짜기

五月[오월]의 산골작이 나의故鄕[고향]은 저 江原道[강원도] 산골이다. 春川邑[춘천읍]에서 한 二十里假量[이십리가량] 山[산]을끼고 꼬불꼬불 돌아 들어가면 내닷는 조고마한 마을이다. 앞뒤左右[좌우]에 굵찍굵찍한 山[산]들이 빽 둘러섯고 그속에 묻친 안윽한 마을이다. 그山[산]에 묻친 模樣[모양]이 마치 옴푹한 떡시루 같다하야 洞名[동명]을 실레라 부른다. 집이라야 大槪[대개] 씨러질듯한 헌 草家[초가]요 그나마도 五十戶[오십호]밖에 못되는 말하자면 아주貧弱[빈약]한 村落[촌락]이다.
五月[오월]의 산골작이


나의故鄕[고향]은 저 江原道[강원도] 산골이다. 春川邑[춘천읍]에서 한 二十里假量[이십리가량] 山[산]을끼고 꼬불꼬불 돌아 들어가면 내닷는 조고마한 마을이다. 앞뒤左右[좌우]에 굵찍굵찍한 山[산]들이 빽 둘러섯고 그속에 묻친 안윽한 마을이다. 그山[산]에 묻친 模樣[모양]이 마치 옴푹한 떡시루 같다하야 洞名[동명]을 실레라 부른다. 집이라야 大槪[대개] 씨러질듯한 헌 草家[초가]요 그나마도 五十戶[오십호]밖에 못되는 말하자면 아주貧弱[빈약]한 村落[촌락]이다.
단편 소설 '소낙비'로 1935년 《조선일보》에 당선되기 2년 전에, 김유정은 「산골 나그네」라는 소설을 개벽사의 문예지 『제일선』에 발표하였다. 이 「산골 나그네」는 김유정이 춘천에 있을 때, 팔미천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다 길가 오막살이에 살던 돌쇠라는 사람의 집에서, 돌쇠어멈으로부터 그 집에 며칠 머물다 도망친 어떤 들병이 여자에 대하여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지은 것이었다고 한다. 같은 해에 「총각과 맹꽁이」(『신여성』 9월호), 「흙을 등지고」 등을 발표했지만, 이들 소설은 그렇게 좋은 반응을 얻어내지는 못하던 차에 1934년 말에 『조선일보』와 『조선중앙일보』, 『동아일보』등 세 개의 신문사에 나란히 소설을 응모하였고 그 가운데 『조선일보』에 응모했던 「소낙비」는 1등, 『조선중앙일보』에 응모했던 「노다지」가 가작으로 당선되면서 비로소 문단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등단한 해에 김유정은 자신의 생에 대표작이라 불릴 작품 대부분을 발표하였다. 「금 따는 콩밭」 · 「금」 · 「떡」 · 「만무방」 · 「산골」 · 「솟」 · 「봄봄」 · 「안해」 등의 단편 10편과 수필 3편이 그가 등단한 바로 그 해에 쏟아져 나왔는데, 춘천에서 보고 느꼈던 고향의 정취와 농민들의 곤궁한 생활, 그 자신의 개인적인 불행에서 체험한 감상 등이 그의 소설의 주요 모티프였다. 문단에 이름을 올린 김유정과 절친했던 문우(文友)로는 휘문고보 때부터의 동창이었던 안회남 말고도, 사직동의 매형집에 살 때부터 앞뒷집에 살며 김유정의 생활에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었던 이석훈도 있었고, 이석훈의 소개로 구인회에 가입한 뒤에 알게 된 이상(李箱)도 있었다. 1937년에 똑같이 「남생이」라는 작품으로 『조선일보』에 등단한 현덕(玄德)도 김유정의 문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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