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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를 읽고서

남천(南天)이 단편소설로는 이미 출중한 역량을 보여주었지만 장편소설에 있어서는 아직 미지수인 채 명일을 기다리는 작가였었다. 그러하던 그가 세 태로부터 풍속을 돌고 가족사(家族史)에까지라는 로망 개편의 이론을 도창(導唱)하던 끝에 장편을 드디어 쓰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나로 하여금 적지 않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서 결과를 기다리게 했었다. 더우기 그의 이번 작(作)이 우리가 싫으나따나, 매일매일 이천 자 미만이라는 인색한 분량을 가지고 낯간지러운 스릴이나 흥미거리를 위조하며 독자의 비위를 맞추는 걸로 시사(是事)할 뿐, 어느결에 소설의 본의를 잊어버리고 마는 그러한 신문소설이 아니라 조선에 있어서는 첫시험으로, 단 한가지만 빼고 그 외에는 천하에 아무것에도 제약을 받지 않고서, 작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
남천(南天)이 단편소설로는 이미 출중한 역량을 보여주었지만 장편소설에 있어서는 아직 미지수인 채 명일을 기다리는 작가였었다. 그러하던 그가 세
태로부터 풍속을 돌고 가족사(家族史)에까지라는 로망 개편의 이론을 도창(導唱)하던 끝에 장편을 드디어 쓰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나로 하여금 적지
않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서 결과를 기다리게 했었다. 더우기 그의 이번 작(作)이 우리가 싫으나따나, 매일매일 이천 자 미만이라는 인색한 분량을
가지고 낯간지러운 스릴이나 흥미거리를 위조하며 독자의 비위를 맞추는 걸로 시사(是事)할 뿐, 어느결에 소설의 본의를 잊어버리고 마는 그러한 신문소설이 아니라 조선에 있어서는 첫시험으로, 단 한가지만 빼고 그 외에는 천하에 아무것에도 제약을 받지 않고서, 작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마음껏 제 맘대로 쓸 수 있다는 소위 전작(全作) 장편이라는 것으로 인하여 나의 관심과 기대는 한층 더 긴장이 되어 있었다.
채만식(蔡萬植 1902-1950) 소설가. 전북 옥구 출생. 호는 백릉(白菱). 서울 중앙고보를 거쳐 일본 와세다 대학 영문학과를 수학했고 <동아일보>, <조선일보>와 <개벽>사의 기자를 역임했다. 그는 1924년 12월호 <조선문단>에 단편 “세길로”로 추천을 받고 등단. 그러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1930년대에 접어 들어 <조선지광>, <조광>, <신동아> 등에 단편 소설과 희곡 등을 발표하면서 시작. 1932년부터는 '카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나 작품 경향으로 한때 그는 동반자 작가로 불린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초기에는 동반자적 입장에서 창작하였으나 후기에는 풍자적이고 토속적인 면에서 다루어진 작품이 많다. 대표작으로는 장편 소설에 “탁류”(1937), “태평천하”(1937), 그리고 단편 소설에 “레디메이드 인생”(1934), “치숙”(193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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