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골 막바지 솟을대문 달린 큰 기와집 행랑방에서는 큰 야단이 일어났습니다.
땟국이 꾀죄죄 흐르는 행주치마를 앞에 두른 채 뒤축 달아빠진 고무신을 짝짝 끌면서 행랑어멈인 듯한 여인이 대문을 벼락 치듯 열고 뛰어 나오더니
“아이구 이를 어쩌나, 아이구 이를 어쩌나.”
하면서 어쩔 줄을 모르는 듯이 길 아래위로 허둥지둥 오르내리기만 할 뿐 입니다.
연성흠(延星欽)
1902-1945. 동화작가. 아동문학가. 호는 호당(호當)
고학생을 위하여 야간학교 배여학원을 설립하여 무상으로 교육시키는 한편, 소년회관을 짓고 소년 단체인 명진소년회(明進少年會)를 결성하였으며, 아동문학 연구단체인 별탑회를 조직하였다.
또한, 광복직후에는 김영일, 최병화와 함께 아동예술단체인 <호동회(好童會)>를 창립하기도 하였다. 그는 평생을 아동문화사업과 불우학생들을 위한 일에 바쳤으며, 그가 발표한 동화, 미담, 아동극, 잡문 등을 통하여 고난을 극복하는 아동상의 모습을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그는 주로 <어린이>지에 많는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동화로는 <가슴에 판 홍목단 1925. 10>, <가엾은 바둑이, 1927. 6>, <눈물의 은메달, 1927.9>, <어리석은 꾀, 1928. 3>, 등 다수가 <어린이>에 실려 있고, <이상한 남포>는 <별건곤>에 실려 있다.
그밖에 역시 <어린이>지에 실린 글로, 일화 <글 못 외여 오줌싸고, 1928. 5>, 미담 <외다리 고수, 1931. 8> , 아동극 <도적과 현인, 1928. 5>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