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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피는 능금꽃

민출한 자작나무(白樺) 밑에서 아귀아귀 종이 먹는 하아얀 산양(山羊) ⎯일년 동안이나 나와 벗한 너는 나의 이 무위의 일년을 설명하려 하지 않는 가. 종이를 ⎯ 이야기를 좋아하는 양. 한 권의 책도 많다 하지 않고 두 권의 책도 사양하지 않는구나. 이 이야기에 배부르면 풀 위에 누워 가지가지 의 꿈을 되풀이하는 애잔한 자태 ⎯ 너에게 이야기를 먹이고 꿈을 주기에 나의 무위의 일년이 마저마저 지내려 한다.
민출한 자작나무(白樺) 밑에서 아귀아귀 종이 먹는 하아얀 산양(山羊) ⎯일년 동안이나 나와 벗한 너는 나의 이 무위의 일년을 설명하려 하지 않는
가. 종이를 ⎯ 이야기를 좋아하는 양. 한 권의 책도 많다 하지 않고 두 권의 책도 사양하지 않는구나. 이 이야기에 배부르면 풀 위에 누워 가지가지
의 꿈을 되풀이하는 애잔한 자태 ⎯ 너에게 이야기를 먹이고 꿈을 주기에 나의 무위의 일년이 마저마저 지내려 한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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