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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한국문학전집: 김남천 31)

이즈음 밤 열한 시 반이라면 거리의 산책인들도 이미 이불 속에서 단꿈을 이루었을 시각이오, 극장 구경을 왔던 이들도 벌써 자기 집을 찾아서 계동으로 성북동으로 현저동으로 흩어져 버렸을 시각이다. 야시(夜市)의 희 포장 안도 철폐하여 싸구려를 부르는 장사꾼의 외침이 비명같이 졸고 있는 시각이다. 종로에는 요리집으로 달리는 술 취한 자동차가 거침없이 30마일의 속력을 낸다. 백화점은 문을 잠그고 가로세로 켜지고 꺼지던 전식(電飾)도 정열잃은 가로수와 함께 밤늦게 집을 찾는 두세 쌍의 행인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이즈음 밤 열한 시 반이라면 거리의 산책인들도 이미 이불 속에서 단꿈을 이루었을 시각이오, 극장 구경을 왔던 이들도 벌써 자기 집을 찾아서 계동으로 성북동으로 현저동으로 흩어져 버렸을 시각이다. 야시(夜市)의 희 포장 안도 철폐하여 싸구려를 부르는 장사꾼의 외침이 비명같이 졸고 있는 시각이다.
종로에는 요리집으로 달리는 술 취한 자동차가 거침없이 30마일의 속력을 낸다. 백화점은 문을 잠그고 가로세로 켜지고 꺼지던 전식(電飾)도 정열잃은 가로수와 함께 밤늦게 집을 찾는 두세 쌍의 행인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김남천 (金南天 1911 ~1953)

본명 효식(孝植). 평남 성천 출생. 평양고보를 졸업하고 도쿄[東京] 호세이[法政]대학 재학 중이던 1929년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카프:KAPF)에 가입하였고, 안막(安漠) ·임화(林和) 등과 함께 1930년 카프 동경지부에서 발행한 《무산자(無産者)》에 동인으로 참여하였다. 1931년 귀국하여 카프의 제2차 방향전환을 주도하였으며, 여기서 김기진(金基鎭)의 문학 대중화론을 비판, 볼셰비키적 대중화를 주장한 바 있다. 그 후, 1931년과 1934년 카프 제 1 ·2차 검거사건 때 체포되어 복역하였으며, 1935년에는 임화 ·김기진 등과 함께 카프 해소파(解消派)의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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