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밖에서 바로보면 중간파라 하여 기변(機變) 노선 위에서 춤추는 기회주의자에 세 가지 류(類)가 있는 듯하다. 첫째 매신형(賣身型)이요 둘째는 어용좌익형(御用左翼型)이요 셋째는 수주대토형(守株待兎型)이다. 기회주의에 본시 이념이 있을 리 없고 원칙이 있을 리 없으나 정치적 포즈만은 취하려고 애쓰는 것이니 그것을 갈라서 세 개로 나누어 보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기회주의자들의 포즈에 발판이 되어 있은 것일까. 활기를 띠고 미친놈처럼 동분서주하는 데는 자기깐에 무슨 까닭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김남천 (金南天 1911 ~1953)
본명 효식(孝植). 평남 성천 출생. 평양고보를 졸업하고 도쿄[東京] 호세이[法政]대학 재학 중이던 1929년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카프:KAPF)에 가입하였고, 안막(安漠) ·임화(林和) 등과 함께 1930년 카프 동경지부에서 발행한 《무산자(無産者)》에 동인으로 참여하였다. 1931년 귀국하여 카프의 제2차 방향전환을 주도하였으며, 여기서 김기진(金基鎭)의 문학 대중화론을 비판, 볼셰비키적 대중화를 주장한 바 있다. 그 후, 1931년과 1934년 카프 제 1 ·2차 검거사건 때 체포되어 복역하였으며, 1935년에는 임화 ·김기진 등과 함께 카프 해소파(解消派)의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