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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희당시화 (한국문학전집: 신채호 11)

호두장군(虎頭將軍) 최영(崔瑩) 씨가 누차 중국·일본 등 외구(外寇)를 모조리 죽여 물리치고 그 백전백승의 남은 위엄을 베풀어 대병(大兵)으로 요양(遼陽)·심양(瀋陽)에 쳐들어가 고구려 옛땅을 회복하려고 하다가 시운(時運)이 불행하여 큰뜻을 이루지 못하고 도리어 죽음을 당하였으니, 지금까지 장군의 일을 말하는 이가 강개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지난번에 한 친구가 장군의 시(詩) 2수를 써서 보내주었는데, 그 말이 장결(莊潔)하고 그 어조가 격렬하고 그 뜻이 웅혼(雄渾)하여 족히 장군의 인격을 상상할 수 있었다.
호두장군(虎頭將軍) 최영(崔瑩) 씨가 누차 중국·일본 등 외구(外寇)를 모조리 죽여 물리치고 그 백전백승의 남은 위엄을 베풀어 대병(大兵)으로 요양(遼陽)·심양(瀋陽)에 쳐들어가 고구려 옛땅을 회복하려고 하다가 시운(時運)이 불행하여 큰뜻을 이루지 못하고 도리어 죽음을 당하였으니, 지금까지 장군의 일을 말하는 이가 강개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지난번에 한 친구가 장군의 시(詩) 2수를 써서 보내주었는데, 그 말이 장결(莊潔)하고 그 어조가 격렬하고 그 뜻이 웅혼(雄渾)하여 족히 장군의 인격을 상상할 수 있었다.
신채호는 젊은 시절 애국 계몽 운동가로서 주로 언론 저술 활동에 종사했고, 일제하에서는 러시아, 만주, 베이징, 상하이 등지에서 망명 생활을 하며 독립운동가로서 활약했다. 또한 사학자로서 한평생 ‘민족’과 ‘역사’를 화두로 당시 국정과 일본의 불의를 통렬히 비판하며 조선 민중의 혼을 깨우는 데 앞장섰다. 그는 만주와 시베리아의 수많은 유적지들을 직접 돌아다니고 수많은 사료들을 접하면서 우리 고대사(고조선, 부여, 고구려)의 많은 부분이 왜곡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역사에 영혼이 있다면 처참해서 눈물을 뿌릴 것”이라고 통탄했다. 그가 민족 독립과 민중 해방을 위한 방편으로 아나키스트 운동에 투신하게 되면서 독립운동에 있어서 그에 대한 평가는 조금씩 엇갈리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행동하는 지성인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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