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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한국문학전집: 심훈 15)

밤이 들며 비가 왔다. 추녀끝에 다 삭어 떨어진 합석챙우 에 부딧는 밤빗소리가 요란하다. 『철아닌 비는 왜 올가 이렇게 방이 차서 어디 주무시겠우』 하고 인숙은 요밑에 손을 넣어보고 일어서 안부엌으로 들 어갔다. 그러나 땔나무라고는 불쏘시게밖에 없다. 『다달이 보내주는 나무는 안방에다만 처질터 땟나』 하고 인숙은 대문밖으로 나갔다. 마진짝 구멍가개로 손짓 을 해서 장작 두단을 들여다가 쪽마루밑에 쪼그리고 앉어서 찬 비를 마지며 불을 집는다. 늙으신 어머니의 쇠잔한 뼈가 차디찬 돌바닥에 얼어 붙을것 같어서 그대로 보고만 앉었을 수가 없었든것이다. 『얘야, 고만 둬라, 줄창 냉방에서 자는걸』 하고 어머니는 자꾸만 딸더러 들어 오라고 성화를 한다.
밤이 들며 비가 왔다. 추녀끝에 다 삭어 떨어진 합석챙우 에 부딧는 밤빗소리가 요란하다.

『철아닌 비는 왜 올가 이렇게 방이 차서 어디 주무시겠우』

하고 인숙은 요밑에 손을 넣어보고 일어서 안부엌으로 들 어갔다. 그러나 땔나무라고는 불쏘시게밖에 없다.

『다달이 보내주는 나무는 안방에다만 처질터 땟나』

하고 인숙은 대문밖으로 나갔다. 마진짝 구멍가개로 손짓 을 해서 장작 두단을 들여다가 쪽마루밑에 쪼그리고 앉어서 찬 비를 마지며 불을 집는다. 늙으신 어머니의 쇠잔한 뼈가 차디찬 돌바닥에 얼어 붙을것 같어서 그대로 보고만 앉었을 수가 없었든것이다.

『얘야, 고만 둬라, 줄창 냉방에서 자는걸』

하고 어머니는 자꾸만 딸더러 들어 오라고 성화를 한다.
일제강점기에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썼다. <상록수>는 그의 대표작이다.
1925년 영화 〈장한몽〉에서 이수일 역을 대역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었으며, 그해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가 이듬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1926년 〈동아일보〉에 한국 최초의 영화소설인 〈탈춤〉을 연재했다.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정식으로 영화를 공부했으며, 6개월 후에 돌아와 영화 〈먼동이 틀 때〉를 원작·각색·감독해 단성사에서 개봉했다.
1935년 장편 〈상록수〉가 〈동아일보〉 발간 15주년 기념 현상모집에 당선되자 이때 받은 상금으로 상록학원을 설립했으며, 1936년 〈상록수〉를 직접 각색·감독해 영화로 만들려고 했으나 실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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