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 세월두 빠르다. 네가 벌서 거상을 벗는구나』
한림의 길제사를지낸 이튼날 어머니가 천담복을 벗고 화복 으로 갈어입는 딸을 바라보며 감회 깊이하는 말이었다.
『어쨌 무색옷이 전엔 안입어 보든것처럼 얼리질 않어요』
하며 인숙은 남끝동을단 옥색저고리의 섶을 여미연서 혼잣 말하듯한다.
탈상을 하는것이, 아버지가 돌아가섰다는 표적과도 영영 이별을하는것 같아서 새삼스러히 망극하였다.
인숙은 옷을 다 갈어입고나서 낮으막하게 한숨을 쉬고 어 머니곁에 앉었다.
어머니는 옷보재기에다 딸의 벗은 옷을 싸면서
『그래 오늘 들어가련?』
하고 이마의 주름살을 잡으며 정기없는 눈으로 딸을 쳐다 본다.
일제강점기에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썼다. <상록수>는 그의 대표작이다.
1925년 영화 〈장한몽〉에서 이수일 역을 대역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었으며, 그해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가 이듬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1926년 〈동아일보〉에 한국 최초의 영화소설인 〈탈춤〉을 연재했다.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정식으로 영화를 공부했으며, 6개월 후에 돌아와 영화 〈먼동이 틀 때〉를 원작·각색·감독해 단성사에서 개봉했다.
1935년 장편 〈상록수〉가 〈동아일보〉 발간 15주년 기념 현상모집에 당선되자 이때 받은 상금으로 상록학원을 설립했으며, 1936년 〈상록수〉를 직접 각색·감독해 영화로 만들려고 했으나 실현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