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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꽃 돋는 대로 (한국문학전집: 현진건 18)

아나톨 프랑스의 예측 (豫測)에 의지하면 유토피아의 공산사회에서는 만인노동(萬人勞動)의 원칙에 따라, 로마법왕(羅馬法王)도 옷칠장이로 입에 풀칠을 하리라 하였다. 인류갱생(人類更生)의 거룩한 아츰을 앞에 두고 전환기의 폭풍우는 예술의 궁전까지 휩쓸어 버렸다. 거기서 쫓겨 나온 뮤즈는 어떻게 되었는가. 실안개로 짠 듯한 그의 깁옷은 진흙투성이가 되었고 세상에도 귀중하고 진기하다는 그의 노리개는 쟁연(錚然)한 소리도 없이 물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치위와 주림을 견디다 못한 그는 민중의 부엌데기가 되었다. 백옥(白玉) 같은 손은 구정물에 더러워지고 수정같이 맑은 눈이 연기에 그을리며 속절없는 눈물을 마실 뿐이다.
아나톨 프랑스의 예측 (豫測)에 의지하면 유토피아의 공산사회에서는 만인노동(萬人勞動)의 원칙에 따라, 로마법왕(羅馬法王)도 옷칠장이로 입에 풀칠을 하리라 하였다.
인류갱생(人類更生)의 거룩한 아츰을 앞에 두고 전환기의 폭풍우는 예술의 궁전까지 휩쓸어 버렸다. 거기서 쫓겨 나온 뮤즈는 어떻게 되었는가. 실안개로 짠 듯한 그의 깁옷은 진흙투성이가 되었고 세상에도 귀중하고 진기하다는 그의 노리개는 쟁연(錚然)한 소리도 없이 물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치위와 주림을 견디다 못한 그는 민중의 부엌데기가 되었다. 백옥(白玉) 같은 손은 구정물에 더러워지고 수정같이 맑은 눈이 연기에 그을리며 속절없는 눈물을 마실 뿐이다.
현진건(玄鎭健,1900- 1943)

대구 출생. 호는 빙허(憑虛). 1918년 일본 동경 성성중학(成城中學) 중퇴. 1918년 중국 상해의 호강대학 독일어 전문부 입학했다가 그 이듬해 귀국.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관계함. 특히 <동아일보> 재직시에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선수 손기정의 일장기 말살 사건에 연루되어 1 년간 복역함. 이 사건 이후 서울 자하문 밖에서 양계를 하다가 실패하고, 폭음으로 얻은 장결핵으로 사망했다. 처녀작은 1920년 <개벽> 12월호에 발표된 <희생화>이고 주요 대표작으로는 <빈처>(1921), <술 권하는 사회>(1921), <타락자>(1922) <할머니의 죽음>(1923), <운수좋은 날>(1924), (1924), <불>(1925),< 사립정신병원장>(1926) <고향>(1922) 등과 함께 장편 <무영탑>(1938), <적도>(1939) 등이 있다.

그는 김동인, 염상섭과 함께우리 나라 근대 단편 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이다. 전기의 작품 세계는 1920년대 우리나라 사회와 기본적 사회 단위인 가정 속에서 인간 관계를 다루면서 강한 현실 인식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했고, 그 때의 제재는 주로 모순과 사회 부조리에 밀착했었다. 그리고 1930년대 후기에 와서는 그 이전 단편에서 보였던 강한 현실 인식에서 탈피하여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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