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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언약 (채만식 15)

덕쇠는 어머니가 두드리다시피 해서 깨우는 바람에 겨우 일어나 앉아 쥐어뜯듯이 눈을 비빈다. “조깨(조금) 더 잡시다…… 아즉 초저녁일 틴디 멀 그러넌그라우!” 그는 잠에 취한 목소리로 이렇게 두덜거린다. 마당에 편 밀짚방석에서 저녁 숟갈을 놓던 길로 쓰러져 이내 잔 가늠은 않고 워낙 잠이 고단하니까 떼를 쓰는 것이다. “야, 야 초저녁이 다 무엇이냐! 저 달 좀 보아라. 밤이 벌써 이식히였구만…… 어서 정신 채려갖구 논에 좀 나가 보아라. 늬 아부지 지대리겄다.” 어머니는 그래도 타이르듯이 재촉을 한다.
덕쇠는 어머니가 두드리다시피 해서 깨우는 바람에 겨우 일어나 앉아 쥐어뜯듯이 눈을 비빈다.
“조깨(조금) 더 잡시다…… 아즉 초저녁일 틴디 멀 그러넌그라우!”
그는 잠에 취한 목소리로 이렇게 두덜거린다. 마당에 편 밀짚방석에서 저녁 숟갈을 놓던 길로 쓰러져 이내 잔 가늠은 않고 워낙 잠이 고단하니까 떼를 쓰는 것이다.
“야, 야 초저녁이 다 무엇이냐! 저 달 좀 보아라. 밤이 벌써 이식히였구만…… 어서 정신 채려갖구 논에 좀 나가 보아라. 늬 아부지
지대리겄다.” 어머니는 그래도 타이르듯이 재촉을 한다.
채만식(蔡萬植 1902-1950) 소설가. 전북 옥구 출생. 호는 백릉(白菱). 서울 중앙고보를 거쳐 일본 와세다 대학 영문학과를 수학했고 <동아일보>, <조선일보>와 <개벽>사의 기자를 역임했다. 그는 1924년 12월호 <조선문단>에 단편 “세길로”로 추천을 받고 등단. 그러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1930년대에 접어 들어 <조선지광>, <조광>, <신동아> 등에 단편 소설과 희곡 등을 발표하면서 시작. 1932년부터는 '카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나 작품 경향으로 한때 그는 동반자 작가로 불린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초기에는 동반자적 입장에서 창작하였으나 후기에는 풍자적이고 토속적인 면에서 다루어진 작품이 많다. 대표작으로는 장편 소설에 “탁류”(1937), “태평천하”(1937), 그리고 단편 소설에 “레디메이드 인생”(1934), “치숙”(193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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