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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뛰어들 수 없는 거울 속 세계 (이효석 56)

호화로운 저택의 객실 같기도 하고 만 톤급 기선의 살롱 같기도 한 커다란 사치한 방이나 손님이 아닌 나는 어떻게 하여 그 속에 뛰어 들어갔는지 물론 모른다 괴이한 것은 . 방 한편 벽이 전면 거울로 된 것이다. 거울이면서도 맞은편 벽과 방안을 비취어 내는 법 없이 일면 희고 투명한 거울 ⎯ 그러면서도 사람의 자태만은 비취어 주는 일종 무한의 세계로 통하는 야릇한 문과도 같은 그런 거울이었다. 거울 속에 뚜렷이 솟아 선 자신의 자태를 눈부신 느낌으로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그 넓은 스크린 속에는 돌연히 한 사람의 소녀가 어디선지 나타났다.
호화로운 저택의 객실 같기도 하고 만 톤급 기선의 살롱 같기도 한 커다란 사치한 방이나 손님이 아닌 나는 어떻게 하여 그 속에 뛰어 들어갔는지 물론 모른다 괴이한 것은 . 방 한편 벽이 전면 거울로 된 것이다. 거울이면서도 맞은편 벽과 방안을 비취어 내는 법 없이 일면 희고 투명한 거울 ⎯ 그러면서도 사람의 자태만은 비취어 주는 일종 무한의 세계로 통하는 야릇한 문과도 같은 그런 거울이었다. 거울 속에 뚜렷이 솟아 선 자신의 자태를 눈부신 느낌으로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그 넓은 스크린 속에는 돌연히 한 사람의 소녀가 어디선지 나타났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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