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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화춘의 장 (이효석 49)

오랑캐꽃이 시들고 개나리와 살구꽃이 한창이요, 이어 벚꽃의 만발이 날을 다투고 있다. 모란대 일대는 관화(觀花)의 준비로 아롱기둥에 등을 달고 초롱을 늘이고 초초한 치장으로 화려한 날을 등대하고 있다. 해마다의 관화의 풍속이 풍류스럽다느니 보다 이제는 벌써 일종의 퇴색적 속취(俗臭)가 먼저 눈에 뜨이게 된 것은 사실이나, 그러나 시절의 꽃을 대할 때 즐겨하고 상줌이 사람의 상정인 이상 역시 일맥의 아치를 부정할 수는 없으며 이 습속을 일률로 야속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오랑캐꽃이 시들고 개나리와 살구꽃이 한창이요, 이어 벚꽃의 만발이 날을 다투고 있다.
모란대 일대는 관화(觀花)의 준비로 아롱기둥에 등을 달고 초롱을 늘이고 초초한 치장으로 화려한 날을 등대하고 있다. 해마다의 관화의 풍속이 풍류스럽다느니 보다 이제는 벌써 일종의 퇴색적 속취(俗臭)가 먼저 눈에 뜨이게 된 것은 사실이나, 그러나 시절의 꽃을 대할 때 즐겨하고 상줌이 사람의 상정인 이상 역시 일맥의 아치를 부정할 수는 없으며 이 습속을 일률로 야속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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