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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해초향기품은 청춘의 태풍 (이효석 46)

마을의 소재야 늘 같은 것이지만 시절을 따라 약동하는 듯합니다. 두 살밖에 안되는 농장의 유우(乳牛)는 벌써 새끼를 낳고 남는 우유를 집집마다 배달하게 되었습니다. 양의 우리 안에는 식구가 늘었고 계사(鷄舍)에서는 대낮이면 닭이 알을 낳습니다. 물콩이 장하고 호박꽃이 피고 옥수수 수염이 자랐습니다. 갑진(甲辰) 낮에 붕긋거리던 뜰 앞의 백합이 진홍으로 피어나고 산월(産月)을 한달이나 넘은 태모에게는 드디어 한 무게에 가까운 남아가 탄생하였습니다 ─ 이것이 이 시절의 관북 전원풍경입니다.
마을의 소재야 늘 같은 것이지만 시절을 따라 약동하는 듯합니다. 두 살밖에 안되는 농장의 유우(乳牛)는 벌써 새끼를 낳고 남는 우유를 집집마다 배달하게 되었습니다. 양의 우리 안에는 식구가 늘었고 계사(鷄舍)에서는 대낮이면 닭이 알을 낳습니다. 물콩이 장하고 호박꽃이 피고 옥수수 수염이 자랐습니다. 갑진(甲辰) 낮에 붕긋거리던 뜰 앞의 백합이 진홍으로 피어나고 산월(産月)을 한달이나 넘은 태모에게는 드디어 한 무게에 가까운 남아가 탄생하였습니다 ─ 이것이 이 시절의 관북 전원풍경입니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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