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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소하일기 (이효석 35)

열 시는 되어서 일어나 사랑문을 여니 손님도 잠이 깬 지 오래던지 침대에서 일어난다. 피곤이 풀리지 못한 모양 같다. 간밤에 들어온 것이 세시를 넘은 때 ─ 이것이 이 며칠 동안의 버릇이어서 기침은 자연 열 시를 넘어 아침 시간의 표준이 대개 오정을 기점으로 하게 되었다. Y는 서울서 온 손님. 며칠 동안의 그를 동무해 주기 위해 K와 C와 나 세 사람이 함께 어울리게 되었다. 어제는 박물관을 찾았던 것이 월요일이어서 휴관, 그 길로 뱃놀이를 떠난 것이 밤이 되어서야 거리로 들어오게 되어 또 몇 집 돌아다니는 동안에 오전 세 시를 맞이해 집으로 오는 길에 별안간 종록 같은 소낙비를 만나 아래통을 한바탕 적시고 돌아왔다.
열 시는 되어서 일어나 사랑문을 여니 손님도 잠이 깬 지 오래던지 침대에서 일어난다. 피곤이 풀리지 못한 모양 같다. 간밤에 들어온 것이
세시를 넘은 때 ─ 이것이 이 며칠 동안의 버릇이어서 기침은 자연 열 시를 넘어 아침 시간의 표준이 대개 오정을 기점으로 하게 되었다.
Y는 서울서 온 손님. 며칠 동안의 그를 동무해 주기 위해 K와 C와 나 세 사람이 함께 어울리게 되었다. 어제는 박물관을 찾았던 것이 월요일이어서 휴관, 그 길로 뱃놀이를 떠난 것이 밤이 되어서야 거리로 들어오게 되어 또 몇 집 돌아다니는 동안에 오전 세 시를 맞이해 집으로 오는 길에 별안간 종록 같은 소낙비를 만나 아래통을 한바탕 적시고 돌아왔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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