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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인물시험 (이효석 31)

소년시대로 돌아가서 인생의 출발을 고쳐 할 수 있다고 한들 나는 반드시 그 재출발의 길을 원하지 않을 듯싶다. 무수히 거쳐온 뭇 시험의 자취를 생각하면 진저리가 난다. 학교시대의 입학, 학기, 학년, 각 시험을 합하면 아마도 거의 백번에 가까운 수효를 지나왔을 것이요, 중에는 충분한 자신과 자랑을 가지고 겪은 시험도 있기는 있으나 거개가 귀찮고 무거운 것이었다. 물론 그것으로서 인생의 시험이 끝난 것은 아니오, 앞으로도 수많은 시험의 고개가 등대하고 있을 것이나 붓대를 꼼지락거리며 답안지를 어지럽히기에 정신을 쏟거나 구술 시험원 앞에 서서 눈총을 맞는 행사는 평생에 두 번 다시 오지 말기를 원한다.
소년시대로 돌아가서 인생의 출발을 고쳐 할 수 있다고 한들 나는 반드시 그 재출발의 길을 원하지 않을 듯싶다. 무수히 거쳐온 뭇 시험의 자취를 생각하면 진저리가 난다. 학교시대의 입학, 학기, 학년, 각 시험을 합하면 아마도 거의 백번에 가까운 수효를 지나왔을 것이요, 중에는 충분한 자신과 자랑을 가지고 겪은 시험도 있기는 있으나 거개가 귀찮고 무거운 것이었다.
물론 그것으로서 인생의 시험이 끝난 것은 아니오, 앞으로도 수많은 시험의 고개가 등대하고 있을 것이나 붓대를 꼼지락거리며 답안지를 어지럽히기에 정신을 쏟거나 구술 시험원 앞에 서서 눈총을 맞는 행사는 평생에 두 번 다시 오지 말기를 원한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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