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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스크린 여왕에게 보내는 편지 (이효석 29)

다류우! 나는 지금 할리우드 벨에어의 주택에서 자유로운 아메리카의 공기를 한껏 마시며 참새같이 기쁘게 날뛰고 있을 그대의 자태를 생각하면서 이 글을 적는다. 깨끗한 주택 앞에는 나무가 있고, 꽃밭이 있고, 장미문이 섰고, 나무그늘 아래에는 넓은 풀까지 설비되어 있을 그 속에서 생활이라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명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화려한 것인가를 느끼면서 지내갈 그대를 공상해 본다. 밝은 캘리포니아의 태양과 하늘과 공기와 초목 속에서 미국은 얼마나 명랑한 동산인가를 생각하면서 고국 구라파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 그대가 남편과 동행인지 어쩐지는 알 바 없으나 ― 적어도 당분간은 잊어버리고 있을 그대를 상상해 본다.
다류우! 나는 지금 할리우드 벨에어의 주택에서 자유로운 아메리카의 공기를 한껏 마시며 참새같이 기쁘게 날뛰고 있을 그대의 자태를 생각하면서 이 글을 적는다. 깨끗한 주택 앞에는 나무가 있고, 꽃밭이 있고, 장미문이 섰고, 나무그늘 아래에는 넓은 풀까지 설비되어 있을 그 속에서 생활이라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명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화려한 것인가를 느끼면서 지내갈 그대를 공상해 본다. 밝은 캘리포니아의 태양과 하늘과 공기와 초목 속에서 미국은 얼마나 명랑한 동산인가를 생각하면서 고국 구라파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 그대가 남편과 동행인지 어쩐지는 알 바 없으나 ― 적어도 당분간은 잊어버리고 있을 그대를 상상해 본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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