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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소요 (이효석 25)

학교가 교외의 새집으로 옮아온 까닭에 따라 근처로 이사를 해봤어도 아침 저녁 고개를 넘으려면 근 15분이 걸린다. 풀이 우거진 산속 지름을 천천히 걸으면서 알맞은 산책의 세음을 댄다. 산을 사이에 두고 이쪽과 저쪽의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거리로 향한 쪽은 도진(都塵)에 끄슬렸고 학교로 향한 쪽은 아직도 정하고 조용하다. 비탈 군데군데에 날림으로 꾸며든 방공호가 비바람에 무너져 조그만 문이 두더지의 굴인 양 바라보인다. 안에 난이 고이고 서리가 돋아 발 들여 놓을 곳이 없어 보이나, 그래도 곧잘 거지의 소굴이 되고 벼락패의 랑데부의 곳이 된다고 한다.
학교가 교외의 새집으로 옮아온 까닭에 따라 근처로 이사를 해봤어도 아침 저녁 고개를 넘으려면 근 15분이 걸린다. 풀이 우거진 산속 지름을 천천히 걸으면서 알맞은 산책의 세음을 댄다.
산을 사이에 두고 이쪽과 저쪽의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거리로 향한 쪽은 도진(都塵)에 끄슬렸고 학교로 향한 쪽은 아직도 정하고 조용하다. 비탈 군데군데에 날림으로 꾸며든 방공호가 비바람에 무너져 조그만 문이 두더지의 굴인 양 바라보인다. 안에 난이 고이고 서리가 돋아 발 들여 놓을 곳이 없어 보이나, 그래도 곧잘 거지의 소굴이 되고 벼락패의 랑데부의 곳이 된다고 한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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