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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라오코윈의 후예 (이효석 12)

무덥고 답답한 것은 오히려 참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몰려드는 파리떼야말로 역물이다. 편집 시간을 앞두고 수선스럽고 어지럽고 초조한 편집실의 오후를 파리떼는 제 세상인 듯 들끓고 있다. 얼굴과 손을 간지르다가는 목탄지 위에다 불결한 배설을 하고 날아가곤 한다. “추잡한 방안이 천재의 있을 환경이 못 되누나.” 삽화가 마란은 시간이 촉박하였음에도 그날 소설에 들어갈 삽화를 아직도 그리지 못한 채 파리와의 싸움에 정신이 없다. 천재로 자처하는 그에게 휘답답한 편집실은 버릇없기 짝없는 곳이다.
무덥고 답답한 것은 오히려 참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몰려드는 파리떼야말로 역물이다. 편집 시간을 앞두고 수선스럽고 어지럽고 초조한 편집실의 오후를 파리떼는 제 세상인 듯 들끓고 있다. 얼굴과 손을 간지르다가는 목탄지 위에다 불결한 배설을 하고 날아가곤 한다.

“추잡한 방안이 천재의 있을 환경이 못 되누나.” 삽화가 마란은 시간이 촉박하였음에도 그날 소설에 들어갈 삽화를 아직도 그리지 못한 채 파리와의 싸움에 정신이 없다. 천재로 자처하는 그에게 휘답답한 편집실은 버릇없기 짝없는 곳이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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