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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산협 (이효석 11)

공재도가 소금을 받아오던 날 마을 사람들은 그의 자랑스럽고 호기로운 모양을 볼 양으로 마을 위 샛길까지들 줄레줄레 올라갔다. 세참 때는 되었을까, 전 놀이가 지난 후의 개나른한 육신을 잠시 쉬고 싶은 생각들도 있었다. 마을이라고는 해도 듬성한 인가가 산허리 군데군데에 헤일 정도로밖에는 들어서지 않은 펑퍼짐한 산골이라 이쪽저쪽의 보리밭과 강낭밭에서 흰 그림자들이 희끗희끗 일어서서는 마을 위로 합의나 한 것 같이 모여들 갔다.
공재도가 소금을 받아오던 날 마을 사람들은 그의 자랑스럽고 호기로운 모양을 볼 양으로 마을 위 샛길까지들 줄레줄레 올라갔다. 세참 때는 되었을까, 전 놀이가 지난 후의 개나른한 육신을 잠시 쉬고 싶은 생각들도 있었다. 마을이라고는 해도 듬성한 인가가 산허리 군데군데에 헤일 정도로밖에는 들어서지 않은 펑퍼짐한 산골이라 이쪽저쪽의 보리밭과 강낭밭에서 흰 그림자들이 희끗희끗 일어서서는 마을 위로 합의나 한 것 같이 모여들 갔다.
이효석은 경성 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경성(鏡城) 농업학교 교사, 평양 대동강 공업전문학교와 숭실전문 교수를 역임한 당대 최고의 인텔리였다. 그는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 7월호에 단편소설 <도시와 유령>을 발표함으로써 동반작가로 문단에 데뷔하여,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활동하였으나 1933년 순수문학 주도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돈(豚)>(1933) 발표 후 순수문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1936년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이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 후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장미 병들다>, 장편 <화분>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필, 희곡 등 22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뇌막염으로 사망했는데 김동인, 현진건과 함께 3대 단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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