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 0 0 9 1 0 8년전 0

살아갈만한 세상 (한국문학전집 575)

요새 연일 된서리 쳐서 울타리에 호박 잎이 축 늘어지고 앞산 잡목이 갑자기 단풍이 들었다 . 새벽 우물에서 김이 오르니 어지간히 찬 모양이다. 제비는 어느덧 종적을 감추고 밤 벌레 소리도 어쩌다가 하나 둘 들린다. 소에게 덕석을 씨우게 되었다. 보리를 가노라고 모처럼 풀먹여 찌운 살이 눈에 뜨이게 까고 아침에는 소의 두 눈에 눈꼽이 콩알 만하게 끼었다.「올 추위가 이르다」고 하나 햅쌀을 먹게 되었으니 추위도 좋은 때다.
요새 연일 된서리 쳐서 울타리에 호박 잎이 축 늘어지고 앞산 잡목이 갑자기 단풍이 들었다 . 새벽 우물에서 김이 오르니 어지간히 찬 모양이다. 제비는 어느덧 종적을 감추고 밤 벌레 소리도 어쩌다가 하나 둘 들린다. 소에게 덕석을 씨우게 되었다. 보리를 가노라고 모처럼 풀먹여 찌운 살이 눈에 뜨이게 까고 아침에는 소의 두 눈에 눈꼽이 콩알 만하게 끼었다.「올 추위가 이르다」고 하나 햅쌀을 먹게 되었으니 추위도 좋은 때다.
이광수(李光洙: 1892-1950?)

평북 정주 출생. 호는 춘원(春園). 일본 와세다 대학 철학과 수학 중 동경 2·8 독립 선언을 주도. <조선 청년 독립단 선언서> 기초. 상해 <독립신문> 편집 주관.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관계함. '수양 동우회 사건'으로 투옥됨. <조선 문인 협회> 회장 역임. 1909년 <백금학보(白金學報)에 <애(愛)>를 발표한 이후 1917년 장편소설 <무정>을 <매일신보>에 연재하여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으며 신문학 초창기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

이광수는 최남선과 함께 언문일치의 신문학 운동을 전개하여 한국 근대 문학의 여명을 이룩한 공헌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초기 한국 문단의 성립을 주도했다는 혁혁한 공적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말기에 변절하여 친일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부정적 측면을 지닌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세계는 대중적인 성향을 띄면서도 계몽주의적·이상주의적 경향을 지니고 있는데 지나친 계몽 사상으로 인해 설교적인 요소가 많다.

주요 작품으로는 <어린 희생>, <무정>, <소년의 비애>, <어린 벗에게>,<개척자> <무명> <마의태자>, <단종애사>, <흙>, <유정>,<사랑> 등 다수가 있다.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