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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기 (한국문학전집 501)

저녁 후에 산보격으로 천천히 날아 났으니, 어두워 가는 경성 장안의 길거 리에는 사람놈들의 왕래가 자못 복잡스럽다. 속이기 잘 해야 잘 살고, 거짓말 잘 해야 출세하는 놈들의 세상에서 어디 서 얼마나 마음에 없는 거짓말을 잘 발라맞혔던지, 돈푼 감추어 둔 덕에 저 녁밥 한 그릇 일찍이 먹고 나선 놈들은, “내가 거짓말 선수다.” 하고 점잖을 뽐내면서 걸어가는 곳이 물어볼 것 없이 감추어 둔 계집의 집 이 아니면 술집일 것이요, 허술한 허리를 꼬부리고 부지런히 북촌으로 북촌 으로 고비 끼어 올라가는 놈들은 어쩌다가 거짓말 솜씨를 남만큼 못해서, 착하게 낳아 논 부모만 원망하면서, 점심을 끼고 밥 얻으러 다니는 패들이 니, 묻지 않아도 저녁밥 먹으려고 집으로 기어드는 것이다. 그 중에도 그 오가는 복잡한 틈에 ..
저녁 후에 산보격으로 천천히 날아 났으니, 어두워 가는 경성 장안의 길거 리에는 사람놈들의 왕래가 자못 복잡스럽다. 속이기 잘 해야 잘 살고, 거짓말 잘 해야 출세하는 놈들의 세상에서 어디 서 얼마나 마음에 없는 거짓말을 잘 발라맞혔던지, 돈푼 감추어 둔 덕에 저 녁밥 한 그릇 일찍이 먹고 나선 놈들은, “내가 거짓말 선수다.” 하고 점잖을 뽐내면서 걸어가는 곳이 물어볼 것 없이 감추어 둔 계집의 집 이 아니면 술집일 것이요, 허술한 허리를 꼬부리고 부지런히 북촌으로 북촌 으로 고비 끼어 올라가는 놈들은 어쩌다가 거짓말 솜씨를 남만큼 못해서, 착하게 낳아 논 부모만 원망하면서, 점심을 끼고 밥 얻으러 다니는 패들이 니, 묻지 않아도 저녁밥 먹으려고 집으로 기어드는 것이다. 그 중에도 그 오가는 복잡한 틈에 간신히 이름 높은 유명한 선수들이 지나 갈 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넋을 잃고 부럽게 바라보고, 우러러보고 하는 것 은 그가 치마라 하는 굉장한 옷을 입고, 마음에 없는 웃음을 잘 웃는 재주 덕으로, 누구보다도 훌륭한 팔자를 누리게 된 사람들의 세상 치고는 가장 유명한 선수인 까닭이다.
방정환은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 아동문화운동가, 어린이 교육인, 사회운동가이다. 본관은 온양, 호는 소파로 일본 유학 시절에 그에게 영향을 끼친 일본의 아동 문학가인 이와야 사자나미의 이름과 같다. 이외에도 잔물, 잔물결, 물망초, 몽견초, 몽견인, 삼산인, 북극성, 쌍S, 서삼득, 목성, 은파리, CWP, 길동무, 운정, 김파영, 파영, ㅈㅎ생이라는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일본의 언론 검열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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