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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한국문학전집 500)

“착한 아이가 죽으면 천사가 날아와서, 그 조그만 죽은 몸을 두 팔로 안 고 커다랗고 하얀 날개를 펴면서, 아이가 좋아하던 동리의 위를 훌훌 날아 넘어가면서 한 아름이 되도록 꽃을 따서 안고 갑니다. 천사가 그 꽃을 하느 님께 가지고 가면, 그 꽃은 땅 위에 있을 때보다도 훌륭하게 더 고와집니 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그 꽃을 받아 안으시고, 그 중에 제일 좋은 꽃에 입을 맞추어 주십니다. 이렇게 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꽃은 소리를 치 며 기껍게 노래를 부릅니다.” 어느 해 천사는 죽은 아이를 하늘로 데리고 가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 습니다. 아이는 꿈같이 어렴풋하게 그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하고 듣고 하는 동안에, 천사와 아이도 어느 틈에 아이가 땅 위 에서 늘 놀던 동리의 위를 넘어 ..
“착한 아이가 죽으면 천사가 날아와서, 그 조그만 죽은 몸을 두 팔로 안 고 커다랗고 하얀 날개를 펴면서, 아이가 좋아하던 동리의 위를 훌훌 날아 넘어가면서 한 아름이 되도록 꽃을 따서 안고 갑니다. 천사가 그 꽃을 하느 님께 가지고 가면, 그 꽃은 땅 위에 있을 때보다도 훌륭하게 더 고와집니 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그 꽃을 받아 안으시고, 그 중에 제일 좋은 꽃에 입을 맞추어 주십니다. 이렇게 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꽃은 소리를 치 며 기껍게 노래를 부릅니다.” 어느 해 천사는 죽은 아이를 하늘로 데리고 가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 습니다. 아이는 꿈같이 어렴풋하게 그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하고 듣고 하는 동안에, 천사와 아이도 어느 틈에 아이가 땅 위 에서 늘 놀던 동리의 위를 넘어 지나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 어우러진 꽃밭 에 벌써 이르렀습니다. 거기서 천사는, “어느 꽃을 뽑아다가 하늘에 갖다 심을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아이는 고개를 들어 보니까, 그 꽃밭에는 여러 가지 꽃나무 틈에 한 조그맣고 가느다란 장미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누가 그렇게 장난을 하였는지 반쯤 핀 봉오리 달린 가지는 모두 꺾어져서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아이는 퍽 측은해 하는 듯이 슬퍼하는 얼굴로, “에그, 가엾어라! 이런 꽃도 하늘로 가져가면 잘 피겠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방정환은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 아동문화운동가, 어린이 교육인, 사회운동가이다. 본관은 온양, 호는 소파로 일본 유학 시절에 그에게 영향을 끼친 일본의 아동 문학가인 이와야 사자나미의 이름과 같다. 이외에도 잔물, 잔물결, 물망초, 몽견초, 몽견인, 삼산인, 북극성, 쌍S, 서삼득, 목성, 은파리, CWP, 길동무, 운정, 김파영, 파영, ㅈㅎ생이라는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일본의 언론 검열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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