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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영도 섬너머 (한국문학전집 497)

상천이가 열한 살 되는 해 이른 봄에 불행히 외삼촌이 병환으로 돌아가신 후로는 그 집의 살림이 곤란하여졌고 상천이의 형제를 불쌍하게 여겨 줄 사 람도 없어졌습니다. 살림이 어려워져서 너의 형제를 전처럼 먹이고 입혀 줄 수 없으니 아무 데 로라도 먹을 곳을 찾아가거라고 성화같이 박대하는 아주머니 말씀에 어린 두 형제는 또 얼마나 가슴을 태우며 울었겠습니까. 세상은 넓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청산은 있다 하지만 의지가지없는 외로운 몸이 외가에서 쫓겨나면 단 한 걸음을 내어디딜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견 디다 견디다 못하여 그 봄에 언니는 상천이를 남겨 놓고 열여섯 살의 어린 몸으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서 아무런 고생이라도 하여 돈을 벌어 보 낼 터이니 상천이 하나만 길러 달라고 애걸애걸하며 맡겨 놓고 외로운..
상천이가 열한 살 되는 해 이른 봄에 불행히 외삼촌이 병환으로 돌아가신 후로는 그 집의 살림이 곤란하여졌고 상천이의 형제를 불쌍하게 여겨 줄 사 람도 없어졌습니다. 살림이 어려워져서 너의 형제를 전처럼 먹이고 입혀 줄 수 없으니 아무 데 로라도 먹을 곳을 찾아가거라고 성화같이 박대하는 아주머니 말씀에 어린 두 형제는 또 얼마나 가슴을 태우며 울었겠습니까. 세상은 넓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청산은 있다 하지만 의지가지없는 외로운 몸이 외가에서 쫓겨나면 단 한 걸음을 내어디딜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견 디다 견디다 못하여 그 봄에 언니는 상천이를 남겨 놓고 열여섯 살의 어린 몸으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서 아무런 고생이라도 하여 돈을 벌어 보 낼 터이니 상천이 하나만 길러 달라고 애걸애걸하며 맡겨 놓고 외로운 먼 길을 떠나갔습니다. 절영도 저 너머 바다를 건너가는 몸이 이불 하나 옷 하나 가진 것이 없이 맨주먹 맨몸으로 부두에서 배를 탈 때 아! 춥고 외롭고 슬퍼서 그는 소리쳐 울고 싶었습니다.
방정환은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 아동문화운동가, 어린이 교육인, 사회운동가이다. 본관은 온양, 호는 소파로 일본 유학 시절에 그에게 영향을 끼친 일본의 아동 문학가인 이와야 사자나미의 이름과 같다. 이외에도 잔물, 잔물결, 물망초, 몽견초, 몽견인, 삼산인, 북극성, 쌍S, 서삼득, 목성, 은파리, CWP, 길동무, 운정, 김파영, 파영, ㅈㅎ생이라는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일본의 언론 검열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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