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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육시장의 점경 (한국문학전집 490)

“웬 잠이 이처럼 늦니? 그만 좀 일어나거라.” 누구인지 창밖에서 이렇게 굵직한 목소리를 턱 집어 던지고는 창문을 두어번 두들기며 퉁퉁 지나간다. 옥화는 척들러 붙은 눈을 겨우 부벼 뜨며 대답인지 잠꼬대인지 자기도 모를 만치 흐리멍텅한 목소리로 “네…오ㅎ…”이렇게 한마디 하였다. 그러고는 기지개를 길게 젓다. 아까 어렴풋이 아래층으로부터 시계치는 소리가 들려올 때에 곁방에서도 역시 곤한 음성으로 “에그머니 벌써 열시야?”하는 소리가 들렸었다. “나도 이제는 일어나야겠다……” 옥화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차마 일어나지를 못하고 더 잤는지 말았는지 그대로 눈을 감고 쓰러져 누워있는 것이었다. “이제는 정말 일어나자……” 그러나 일어나기에는 여건이 몸과 마음이 함께 괴로웠다. 머릿골로 부터 팔다리가 모두..
“웬 잠이 이처럼 늦니? 그만 좀 일어나거라.” 누구인지 창밖에서 이렇게 굵직한 목소리를 턱 집어 던지고는 창문을 두어번 두들기며 퉁퉁 지나간다.
옥화는 척들러 붙은 눈을 겨우 부벼 뜨며 대답인지 잠꼬대인지 자기도 모를 만치 흐리멍텅한 목소리로 “네…오ㅎ…”이렇게 한마디 하였다. 그러고는 기지개를 길게 젓다.
아까 어렴풋이 아래층으로부터 시계치는 소리가 들려올 때에 곁방에서도 역시 곤한 음성으로 “에그머니 벌써 열시야?”하는 소리가 들렸었다.
“나도 이제는 일어나야겠다……”
옥화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차마 일어나지를 못하고 더 잤는지 말았는지 그대로 눈을 감고 쓰러져 누워있는 것이었다.
“이제는 정말 일어나자……”
그러나 일어나기에는 여건이 몸과 마음이 함께 괴로웠다. 머릿골로 부터 팔다리가 모두 쑤시며 뒤틀리는 듯이 아프고 저리였다.
1926년 평론 「무산계급의 예술」과 시조작품 및 기타를 『시대일보』·『조선지광』·『동아일보』·『중외일보』 등에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초기에는 카프(KAPF :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 조직에 가담하여 부르주와 예술과 형이상학을 비판했으나, 곧바로 전환하여 김화산(金華山) 등이 주도한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 문학의 편에 서서 카프파와 논전을 펼치기도 하였다.

그의 시작품은 시조와 단곡(短曲 : 짧은 악곡)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1927년 영창서관에서 간행한 단독 사화집(詞華集)인 『흑방(黑房)의 선물』에는 「님 타신 망아지」 이하 50수의 시조작품과 「영원의 비애」 이하 46편의 단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시조라는 형식을 통해 당대의 현실을 비판하고 일제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의지를 뜨겁게 나타내면서 응축된 표현의 묘미를 긴장되게 갖추고 있었다.”고 한 김용직(金容稷)의 말과 같이 권구현이 시도한 시조와 단곡 형식은 매우 의도적인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아나키즘 사상이 언제나 우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의미내용과 기법을 일체화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폐물(廢物)」(별건곤, 1927.2)과 「인육시장점묘(人肉市場點描)」(조선일보, 1933.9.28∼10.10.) 등 2편의 단편소설과 많은 평론과 수필을 지상에 발표하였다.

그는 서화에도 재능을 보이고 있는데,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하여 여러 번 입선하였고, 개인전도 몇 차례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미술평론에도 일가견을 이루어 「선사시대의 회화사」(『동광』, 1927.3∼5.)를 위시하여 몇 편의 미술평론과 단평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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