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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몽곡 (한국문학전집 465)

동대문을 등지고 방금 떠나 청량리로 향해 살갗이 닿는 전차 안에는 남녀노소로 초만원을 이루었는데 그 틈틈에는 한 떼의 학생이 섞여있다. 바로 저번 일요일 날은 온종일 끊일 줄 모르고 촉촉이 내린 보슬비로 말미암아 나날이 짙어가던 봄빛을 더한층 재촉해 수삼일 내로 개나리와 진달래꽃을 활짝 피게 하였다. 그래 이제는 제법 봄 기분이 농후해진 더구나 구름한 점 없이 맑게 개인 일요일이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치 어수선한 도회생활에 휘둘리고 들볶이는 뭇 사람은 단 하루라도 흐릿해진 머리와 고단한 몸을 맑은 공기와 그윽한 대자연에 마음껏 씻고 흠씬 위안을 얻으려 함인지? 북적대는 서울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교외로 나마 아쉬운 대로 몰려 나가는 모양이다. 오정때가 가까워 올수록 전차는 더 한층 분빌 따름이다. ..
동대문을 등지고 방금 떠나 청량리로 향해 살갗이 닿는 전차 안에는 남녀노소로 초만원을 이루었는데 그 틈틈에는 한 떼의 학생이 섞여있다.
바로 저번 일요일 날은 온종일 끊일 줄 모르고 촉촉이 내린 보슬비로 말미암아 나날이 짙어가던 봄빛을 더한층 재촉해 수삼일 내로 개나리와 진달래꽃을 활짝 피게 하였다. 그래 이제는 제법 봄 기분이 농후해진 더구나 구름한 점 없이 맑게 개인 일요일이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치 어수선한 도회생활에 휘둘리고 들볶이는 뭇 사람은 단 하루라도 흐릿해진 머리와 고단한 몸을 맑은 공기와 그윽한 대자연에 마음껏 씻고 흠씬 위안을 얻으려 함인지? 북적대는 서울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교외로 나마 아쉬운 대로 몰려 나가는 모양이다.
오정때가 가까워 올수록 전차는 더 한층 분빌 따름이다. 그리하여 지금 이차도 초만원을 이룬 채 정류장마다 별로 서는 법도 없이 줄기차게 내닫고만 있다.
일제 강점기에 주로 활동한 소설가 겸 평론가, 영화제작자이다. 호는 효봉(曉峰)이며, 효봉산인(曉峰山人)이라는 필명도 사용했다.

한성부 출신으로 보인학교에서 수학했다. 이 학교는 대한제국 군대 해산으로 해산된 군인들이 집결한 보인학회가 1908년에 설립한 애국계몽 계열의 사립 학교이다. 보인학교에 재학하면서 계몽운동에 뜻을 두게 되고, 임화와도 교유하였다.

10대 때부터 소설 습작을 시작하여, 1921년에 《조선일보》에 〈성탄의 추억〉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등단했다. 1922년에는 염군사에 가담하고 1924년에 서울청년회 소속으로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창립을 주도했다. 카프 중앙위원과 서기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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