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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한국문학전집 462)

어느해 어름 큰 비가 두 세번 오고 큰 물이 두 세번 가서 허술한 집이 무너지고 집들이 떠나간 뒤에 개천물이 다시 줄어들기를 시작하였다. 나날이 줄어 들어감을 따라 장마지기 전부터 시작하였던 개천공사도 다시 시작되어 많은 노동자가 머리악을 쓰고 덤벼 다투어 가며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개천공사래야 한 두달에 끝이 날 약간 고치는 것만이 아니라 깊이로 말하면 두 세길이나 되고 넓이는 대여섯 간통이나 되는 유착한 천을 그대로 덮어서 개천 응구위로 사람이 다니도록 길을 만드는 큰 공사다. 개천 밑 바닥을 파서 뭉구리 돌맹이를 깔아가며 단단히 다진 뒤에 그 위에다 그대로 양회바닥을 만든다. 그 다음에는 양편에다 굵다란 철사로 얼기설기 얽어놓고 거기다 그대로 양회를 넓혀서 훌륭한 시멘트 벽을 만들고 이벽저벽을 ..
어느해 어름 큰 비가 두 세번 오고 큰 물이 두 세번 가서 허술한 집이 무너지고 집들이 떠나간 뒤에 개천물이 다시 줄어들기를 시작하였다. 나날이 줄어 들어감을 따라 장마지기 전부터 시작하였던 개천공사도 다시 시작되어 많은 노동자가 머리악을 쓰고 덤벼 다투어 가며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개천공사래야 한 두달에 끝이 날 약간 고치는 것만이 아니라 깊이로 말하면 두 세길이나 되고 넓이는 대여섯 간통이나 되는 유착한 천을 그대로 덮어서 개천 응구위로 사람이 다니도록 길을 만드는 큰 공사다. 개천 밑 바닥을 파서 뭉구리 돌맹이를 깔아가며 단단히 다진 뒤에 그 위에다 그대로 양회바닥을 만든다. 그 다음에는 양편에다 굵다란 철사로 얼기설기 얽어놓고 거기다 그대로 양회를 넓혀서 훌륭한 시멘트 벽을 만들고 이벽저벽을 건너질러서 굵직한 철을 가무질러 놓고 거기다가도 시멘트를 두툼하게 입혀 아주 육지와 마찬가지로 만든다.
일제 강점기에 주로 활동한 소설가 겸 평론가, 영화제작자이다. 호는 효봉(曉峰)이며, 효봉산인(曉峰山人)이라는 필명도 사용했다.

한성부 출신으로 보인학교에서 수학했다. 이 학교는 대한제국 군대 해산으로 해산된 군인들이 집결한 보인학회가 1908년에 설립한 애국계몽 계열의 사립 학교이다. 보인학교에 재학하면서 계몽운동에 뜻을 두게 되고, 임화와도 교유하였다.

10대 때부터 소설 습작을 시작하여, 1921년에 《조선일보》에 〈성탄의 추억〉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등단했다. 1922년에는 염군사에 가담하고 1924년에 서울청년회 소속으로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창립을 주도했다. 카프 중앙위원과 서기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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