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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한국문학전집 429)

부산에서 경성으로 가고 오는 기차선로 이름은 경부선이라 하지요. 이 경부선 기차를 타고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구 정거장에서 내려가지고 동쪽으로 나가는 조그마한 기차에 갈아타면 동쪽 바닷가 포항이라는 곳까지 갈 수 있어요. 그리고 경주라고 하는 아주 예전에 신라 임금이 사시던 곳에도 갑니다. 그런데 이 기차선로 이름은 동해중부선이라고 한답니다. 대구서 이 기차를 타고 나면 다음 닿는 곳은 동촌이라는 정거장이고요, 그 다음은 어여쁜 이름을 가진 반야월이라는 정거장입니다. 이제 여러분께 하려는 이야기가 바로 이 반야월 정거장 근처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이 이 이야기를 다 읽으시고 나서 일부러 만들어 쓴 거짓말 이야기겠지 하고 의심은 하지 마세요. 왜 그러냐 하면, 의심나시는 분은 누구든지 반야월이..
부산에서 경성으로 가고 오는 기차선로 이름은 경부선이라 하지요.

이 경부선 기차를 타고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구 정거장에서 내려가지고 동쪽으로 나가는 조그마한 기차에 갈아타면 동쪽 바닷가 포항이라는 곳까지 갈 수 있어요. 그리고 경주라고 하는 아주 예전에 신라 임금이 사시던 곳에도 갑니다. 그런데 이 기차선로 이름은 동해중부선이라고 한답니다.

대구서 이 기차를 타고 나면 다음 닿는 곳은 동촌이라는 정거장이고요, 그 다음은 어여쁜 이름을 가진 반야월이라는 정거장입니다.

이제 여러분께 하려는 이야기가 바로 이 반야월 정거장 근처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이 이 이야기를 다 읽으시고 나서 일부러 만들어 쓴 거짓말 이야기겠지 하고 의심은 하지 마세요. 왜 그러냐 하면, 의심나시는 분은 누구든지 반야월이란 곳에 오셔서 누구에게나 물어보시면 알 테니까요.

자, 여러분께 어서 이야기를 해야 하겠습니다. 얼마나 가엾고 감심할 만한 이야긴가 잘 읽어보시고 많이 동정해주세요.

그런데요, 아까 말씀한 그 반야월이란 곳 말입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이 킬로미터만 걸어가면 높고 낮은 산들이 자욱이 둘러 있는데 이 산골에 오십 호 가량 되는 조그마한 동네가 하나 있어요. 이 동네이름은 월남동이라고 부른답니다.

이 월남동이라는 동네에 지금부터 사십 년 전에 명학이라고 부르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백신애(白信愛: 1908-1939)

경북 영천 출생. 대구 도립 사범 졸업. 영천 공립 보통 학교 교사 역임. 1928년 박계화(朴啓華)란 필명으로 쓴 단편 <나의 어머니>가 <조선일보>에 당선되어 등단. 1920년대에 등단한 김명순, 박화성, 강경애, 최정희 등의 여류들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하다가 10편의 단편을 남긴 채 32세의 젊은 나이로 숨진 여류 작가로서 초기 작품들은 동반자 작가적 경향을 지니고 있으며, 가난한 삶의 밑바닥 현실을 사실적으로 다루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꺼래이>, <복선이(福先伊)>, <낙오>, <적빈(赤貧)>, <정현수(鄭賢洙)>, <정조원(貞操怨)>, <광인 일기(狂人日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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