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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한국문학전집 407)

“여보!” 서재에서 무엇을을 쓰던 최순호는 그 아내 경희의 부르는 소리에 붓을 멈추었다. “여보세요. 거기 계세요.” 남편의 대답이 늦으니까 재차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으스름한 초승달 빛이 소리 없이 흐르는 뜰을 지나 순호의 서재 방으로 올려 들어오는 그 소리는 몹시 거칠다. 그러자 뒤따라, “으아 엄마―.” 하는 어린애 울음소리가 처량히 들린다. “왜 그러우.” 순호는 아내의 소리에 맞장구를 치면서 ‘교의’에서 일어섰다. “이리 좀 나와요. 누가 애를 버리고 갔어요.” 그 소리는 날카롭게 순호의 신경을 찌르르 울렸다. 순호는 교의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순호는 아주 진중한 태도로 천천히 걸어서 밖으로 나간다.
“여보!”

서재에서 무엇을을 쓰던 최순호는 그 아내 경희의 부르는 소리에 붓을 멈추었다.

“여보세요. 거기 계세요.”

남편의 대답이 늦으니까 재차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으스름한 초승달 빛이 소리 없이 흐르는 뜰을 지나 순호의 서재 방으로 올려 들어오는 그 소리는 몹시 거칠다. 그러자 뒤따라,

“으아 엄마―.”

하는 어린애 울음소리가 처량히 들린다.

“왜 그러우.”

순호는 아내의 소리에 맞장구를 치면서 ‘교의’에서 일어섰다.

“이리 좀 나와요. 누가 애를 버리고 갔어요.”

그 소리는 날카롭게 순호의 신경을 찌르르 울렸다. 순호는 교의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순호는 아주 진중한 태도로 천천히 걸어서 밖으로 나간다.
최서해(崔曙海: 1901-1932)

함북 성진 출생. 본명은 학송(鶴松). 성진 보통 학교 5학년 중퇴. 그 후 막노동과 날품팔이 등 하층민의 생활을 몸소 겪음. 1924년 <조선문단>에 <고국(故國)>의 추천으로 등단. <카프> 맹원으로 활동. <중외일보>, <매일신보> 기자 역임. 그는 초기 작품에서 빈궁한 하층민의 삶을 그려내는 계급적인 작가로 활동하였으나, 그 후 시대 의식과 역사 의식을 실감 있게 다루면서 현실성과 낭만성을 다양하게 수용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으로는 <토혈>, <박돌의 죽음>, <기아와 살육>, <탈출기>,<금붕어>, <그믐밤>, <홍염>, <수난>, <무명초>, <호외 시대>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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