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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 로맨스 (한국문학전집 382)

현대식 결혼한 춘추 공(春秋公)과 문희(文姬) 태종대왕 춘추공으로 말하면 신라 일대의 성군으로 삼국 통일의 위업을 이룩한 놀라운 어른이시고 그의 비 문명황후(文明皇后) 문희도 또한 김유신 장군의 누이로 아름답고 어질고 한 나라의 어머니 될 재덕을 겸비하신 이다. 이 두 분 사이에 생긴 현대식 결혼 로맨스. 그렇다. 자유연애에서 의엿한 결혼까지의 안타까움과 기쁨을 천 수백년 전 옛날에 그분들이 벌써 겪은 것이다. 유신 공에게 아름다운 누이 두 분이 있었는데 맞누이는 보희(寶姬)로 아이적 이름은 아해(阿海)요, 끝에 누이는 문희로 어릴 때엔 아지(阿之)라고 불렀다. 어느 때 정초에 보희가 서악에 올라 소피를 보매 그 흰 줄기가 왼 서울에 가득 차는 꿈을 꾸고 하도 신기하여 문희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더니..
현대식 결혼한 춘추 공(春秋公)과 문희(文姬)

태종대왕 춘추공으로 말하면 신라 일대의 성군으로 삼국 통일의 위업을 이룩한 놀라운 어른이시고 그의 비 문명황후(文明皇后) 문희도 또한 김유신 장군의 누이로 아름답고 어질고 한 나라의 어머니 될 재덕을 겸비하신 이다. 이 두 분 사이에 생긴 현대식 결혼 로맨스. 그렇다. 자유연애에서 의엿한 결혼까지의 안타까움과 기쁨을 천 수백년 전 옛날에 그분들이 벌써 겪은 것이다.
유신 공에게 아름다운 누이 두 분이 있었는데 맞누이는 보희(寶姬)로 아이적 이름은 아해(阿海)요, 끝에 누이는 문희로 어릴 때엔 아지(阿之)라고 불렀다.
어느 때 정초에 보희가 서악에 올라 소피를 보매 그 흰 줄기가 왼 서울에 가득 차는 꿈을 꾸고 하도 신기하여 문희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더니, 잠자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문희는, “언니, 그 꿈을 나한테 파시려오?” 언니는 종작없는 동생의 말에 어이없이 웃었다.
1920년, 현진건은 양아버지 현보운의 동생 희운(僖運)의 소개로 11월, 문예지 『개벽(開闢)』에 「희생화(犧牲花)」를 개재하면서 처음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리는데, 이보다 앞서 현진건은 『개벽』에 번역소설 「행복」(아르치바세프 원작)과 「석죽화」(쿠르트 뮌체르 원작)를 발표하고 있었다. 그의 자전적 성격도 동시에 가진 것으로 알려진 「희생화」는, 그러나 당시 문예평론가 황석우(黃錫禹)로부터 "소설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하등 예술의 형식을 갖추지 못한 무명 산문"[16]이라는 혹평을 받은 작품이었다.

처음 「희생화」를 발표하던 때부터 현진건은 이미 '빙허'라는 아호를 스스로 지어 쓰고 있었는데, 대체로 그가 혼인을 올리던 1915년에서 학교를 자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1916년 사이부터 쓰기 시작한 것으로 자신은 회고하고 있다. 다소 허무주의적 표현이 없지 않지만 '허공(虛空)에 의지한다'는 이 말이 자신의 심경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었고, 고대 중국 송(宋)의 문인 소식(蘇軾)의 《적벽부(赤壁賦)》의 구절 가운데 "넓기도 하구나, 허공에 의지하여 바람을 타고서(浩浩乎! 憑虛御風而)..."란 구절에서 느낀 바가 있어 그대로 '빙허'를 자신의 아호로 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1920년 11월에 현진건은 조선일보사에 입사하였다.

1921년 1월에 현진건은 다시 『개벽』에 단편소설 「빈처」를 발표하였는데, 이것이 문단의 호평을 받아 11월에는 다시 『개벽』에 단편 「술 권하는 사회」를 발표하였고, 1922년 1월부터 4월까지 『개벽』에 중편소설 「타락자」를 발표하였다. 작품 술 권하는 사회에서 그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알면서도 저항하지 못하는 나약한 지식인상을 풍자하였다.

이 전해부터 휘문고등학교 출신의 젊은 문인인 박종화(朴鍾和) · 나빈(羅彬) · 홍사용(洪思容) · 이상화 · 박영희(朴英熙) 등과 함께 잡지 『백조(白潮)』의 동인이 되어, 『개벽』과 『백조』 두 잡지 사이를 오가며 『백조』 1호지에 수필 「영춘류(迎春柳)」, 2호지에 단편소설 「유린」을 발표하고, 또 기행문 「몽롱한 기억」을 기고하면서, 7월에 『개벽』에 다시 번안소설 「고향」(치리코프 원작)과 「가을의 하룻밤」(고르키 원작)을 각각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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